이상과 다른 차가운 현실…나성범의 ML 도전의 결말은?
2020.12.03 21:17:27

[OSEN=고척, 이대선 기자]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경기에 앞서 NC 나성범이 미소를 짓고 있다./sunday@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이상과는 확실하게 다른 듯하다. 차가운 현실들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올해 비로소 메이저리그 도전 자격을 갖춘 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31).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이를 발판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의 단계를 밟았다. 공식적으로 포스팅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포스팅 공시를 요청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미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고 비시즌 및 지난해 무릎 수술 재활 기간에도 미국의 보라스 사단의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및 재활을 진행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의 사전 정지 작업이라고 여겼다. 차근차근 준비를 했고 올해는 ‘EPSN’에서 KBO리그 중계를 했고 NC의 경기가 자주 전파를 타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태평양 건너의 선수, 올해는 코로나 판데믹 시국 속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스카우터를 직접 파견할 수 없는 여건이었지만 자연스럽게 홍보 및 세일즈 활동이 이뤄졌다. 나성범도 “그래도 중계가 됐을 때는 잘하는 것이 좋다”며 내심 미국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을 흡족해 했다.

130경기 타율 3할2푼4리(525타수 170안타), 34홈런, 112타점, OPS 0.986으로 커리어에서 손꼽힐만한 시즌을 보냈다. 무릎 부상 우려를 지웠다. 이상은 달콤한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통합 우승까지 이루고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꿈의 시나리오를 달성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마주한 현실은 나성범이 생각한 것과 달랐다. 함께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내야수 김하성에 대해서는 연간 1000만 달러의 계약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룬다. 나성범은 정 반대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아시아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소개하면서 나성범에 대해 패스트볼은 잘 치지만 오프스피드 피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반적인 구속 변화에 너무 많은 헛스윙이 나왔고 그를 평균 이하의 타자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KBO리그의 스카우터 평가로 “삼진 비율은 잘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팬그래프닷컴’의 전망도 비슷하다. "부상으로 나성범을 '5툴 선수'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는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고, 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러나 부상 이전과 같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스윙에 단점이 있다. 나성범은 나쁜 변화구에도 스윙이 따라나가기도 한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보다 투수력이 약한데도 이런 약점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고 꼬집었다. 

또한 지난해 무릎 십자 인대 부상으로 떨어진 운동 능력에 의문을 표시한다. 수비력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 팬그래프닷컴은 “강한 어깨 외에는 특별한 강점이 아니다.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도 없다”고 했고, ‘디애슬레틱’ 역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나성범을 외야수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고 하면서 “만약 내셔널리그가 지명타자 제도를 유지한다면 외야 백업과 지명타자로 수요가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올해 나성범은 대부분의 경기를 지명타자로 출장했고 외야수 출장 비중이 적었다.  외야수로는 45경기에 선발 출장했고 379⅔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더군다나 파워히터들의 전쟁터인 코너 외야수로 나성범은 한정되어 있다.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포지션이긴 하다. 데뷔 초반 중견수를 소화했지만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렀고 예전과 같이 날렵한 체구도 아니다. ‘팬스래프탓컴’은 “그의 파워는 메이저리그에서 특별한 수준이 아니다”고 다시 혹평을 했다. 

나성범이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았을시 예상 금액도 김하성에 비하면 굴욕적인 수준이다. ‘팬그래프닷컴’의 예상은 100만 달러에 그쳤다. 김하성은 연간 1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까지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매우 박한 평가다.

나성범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나름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군림했고 꿈을 향해 정진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미국 현지의 평가는 냉정하고 얼음장 같다. 관심과 수요는 분명히 있다. 과연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도전 결과는 어떻게 귀결이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기사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