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못 간 이유는 나, 10승으로 갚겠다" 이민우 반성의 약속
2020.12.03 17:19:16


[OSEN=광주, 이선호 기자] "가을 못 간 이유는 나였다".

KIA 타이거즈 우완 이민우가 2020시즌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개막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발탁을 받아 22경기에 등판해 106이닝 6승10패, ERA 6.79을 올렸다. 잘했다고 볼 수 있는 성적은 아니었다. 10승에 실패했다. 그러나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시즌이었다. 

마무리캠프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이민우는 그래도 "절반의 성공이다. 처음 목표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선발투수로만 22경기에 나갔고 처음으로 100이닝 넘겼다. 잘했든 못했든 풀타임을 했다. 작년까지는 잘하다 안되면 2군에 갔고, 한 달 있다가 올라와 2~3주만에 다시 내려갔다"고 말했다. 

개막 초반은 구위가 좋았다. 5월 한 달동안 5경기 3승무패, 평균자책점 3.25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6월부터 미끄럼을 타기 시작했고 8월부터 깊은 수렁에 빠졌다. 8월 5경기 ERA 7.13, 9월 3경기 ERA 12.66를 기록했다. 결국 10월 2경기에서 반등을 못하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동시에 "초반 구위가 상당히 좋았다. 그러나 6월부터 힘이 부치면서 좋았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안좋았을 때 조급해졌다. 스피드가 안나오면 더 힘이 들어갔다. 원래의 밸런스로 던져야 하는데 더 빨리 더 빨리 던지려다 밸런스가 무너지고, 힘도 떨어졌다"며 아쉬움도 내비쳤다. 

부진의 이유에 대해 "선발진입을 위해 몸을 빨리 만들었다. 작년 11월 말부터 공을 던지다보니 오버페이스가 됐다. 캠프에서도 공을 많이 던졌다. 선발을 처음한데다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아 컨디션 조절도 어려웠다. 비 때문에 2주일에 한 번, 10일에 한 번 던졌다. 언제 맞출지 몰랐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을 위한 보완점도 많았다. 체력과 직구의 힘을 되찾는 것이다. "체력을 키워야 하고 직구가 되어야 한다. 직구가 안되니 변화구도 안된다. 변화구 비율을 높이니 노리고 들어오더라. 슬라어더, 체인지업, 포크를 던졌다. 체인지업은 완벽하지는 않다. 내년이나 내후년되면 더 좋아질 것 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윌리엄스 감독이 지적한 잔동작도 고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투구 전 마운드에서 움직임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는 "공을 던지고 볼을 받으면 바로 바로 승부를 하겠다. 그러면 타자들도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안좋아지니까 나도 생각이 많았다. 내년 이런 부분을 잘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2021시즌 목표는 두 자리 승리와 정규 이닝(144이닝), 그리고 가을야구이다. 아직 미완의 목표였다. "내 볼을 믿고 올해 초반처럼 칠테면 치라고 던질 것이다. 나 때문에 팀이 가을야구를 못했다. 좀 더 잘했어야 했다. 나중에 팀에 미안하더라. 책임감을 갖고 10승과 정규이닝으로 갚겠다"고 약속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