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조언] 'PO 타율 0.067' 주장 오재일 살린 김재호의 한 마디.txt
2020.11.19 10:42:53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한국시리즈 2차전 승리는 두산 베어스에 1승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두산은 NC 다이노스에 5-4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발 크리스 플렉센은 수비 도움을 받아 오늘도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고, 김재호와 페르난데스가 각각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주장' 오재일의 2안타였다.

지난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오재일은 15타수 1안타 6삼진, 타율 0.067로 크게 부진했다. 지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기회 때마다 삼진으로 물러났고, 결과는 3타수 0안타 3삼진이었다.

계속된 부진에 골머리를 앓던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을 뺀 라인업도 고려했으나 결국 2차전 선발 라인업에도 포함됐다. 김태형 감독은 2차전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오재일이 빠진 여러 라인업을 고려해봤다. 하지만 오재원도 못 나오는 상황이라 오재일까지 빠지면 수비 쪽이 약해진다. 오재일이 장타도 있으니까 결국 쳐줘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진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오재일, 페르난데스, 박건우를 하위 타순으로 내렸고, 김태형 감독은 "번트를 대든 뭘 하든 편하게 치라고 했다"고 부진한 선수들을 다독였다.

효과는 두 번째 타석부터 나타났다. 4회 초 오재일은 구창모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 안타를 기록했고, 선두 타자로 나선 7회에도 안타를 만들어내며 막힌 혈이 뚫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아웃으로 처리되긴 했지만, 홈런성 타구를 만들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도 "마지막 타석에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며 오재일의 9회 타구를 주목했다.

주장 오재일의 반등에는 팀 동료 김재호의 조언도 있었다. 2차전 경기 후 만난 김재호는 먼저 "1차전 패배 후 (오)재일이와 가장 얘기를 많이 했다. (오)재일이가 주장인 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도 수상해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던 것 같다"고 오재일의 최근 심정을 대변했다.

그러면서 "(부진에 대해) '야구 쪽으로 너무 깊게 빠지지 말고, 팀 전체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내 조언을 (오)재일이가 잘 받아들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주장이 살아났기 때문에 팀 분위기도 더 살아났다. 그런 면에서 (오)재일이한테 고맙고 또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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