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마스크로 덕분에 챌린지’ 신념인가 KBO리그 기만인가.txt
2020.11.18 12:39:41

[OSEN=고척, 최규한 기자]경기 시작을 앞두고 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NC 알테어가 동료들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들을 응원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OSEN=고척, 최규한 기자] 정치적 신념인가. KBO리그 기만인가.

마스크 착용 거부로 한국시리즈 1차전 데일리 MVP 시상식과 인터뷰를 거부한 NC 알테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 NC가 5-3으로 승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첫 승의 새역사를 썼다. NC 외국인타자 애런 알테어가 ‘20승 투수’ 두산 선발 알칸타라를 상대로 날린 4회말 중월 스리런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 기자단 투표로 알테어가 KS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알테어의 ‘NO 마스크’ 이슈는 경기 종료 직후에 터졌다. 수상자이자 인터뷰 대상이었던 알테어가 공식적인 자리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방역당국의 매뉴얼 상 시상식 및 인터뷰 자리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등장할 경우 당국의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되는 상황이었다. 

KBO와 NC 구단 모두 알테어의 돌발 선언에 모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통역과 대화를 통해 끝까지 설득했지만 알테어는 마스크 미착용 입장을 고집했다. 결국 시상식과 인터뷰는 모두 취소됐다. KBO와 NC 구단의 상황 설명은 이랬다.

“알테어가 평소에 많은 곳에서 마스크를 쓸 경우 호흡이 힘들다고 얘기를 했다. 숨이 많이 차고 불편하다고 했다. 마스크를 쓰고 얘기를 하고 호흡하는 것에 많은 부담을 느꼈다. 인터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상식 자리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방역당국의 매뉴얼을 확인해보니 공식적인 행사 자리에는 모두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것이 지침이었다. 결국 방역 지침에 위반되는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인터뷰를 취소했다.”

NC 구단은 “정규 시즌 중에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에 응했지만 호흡이 힘들다는 얘기를 하더라. 설득을 했지만 안된다고 했다. 우리도 알테어의 반응에 당황스럽다”면서 “그래도 평소 이동할 때, 덕아웃에서는 마스크를 잘 착용한다”고 덧붙였다.

솔직히 구단의 설명을 다 믿을 수 없었다. 온전히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마스크 착용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마다한 선수가 평소에는 잘 쓴다는 말이 이치에 맞지 않았다. 


[OSEN=고척, 이대선 기자]NC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NC 알테어가 경기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더그아웃에서 대기하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박준형 기자]이날 MVP로 뽑힌 알테어가 8회말 나성범의 추가득점에 마스크를 벗은채 타석준비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가을의 정수’ 한국시리즈를 취재하기 위해 OSEN은 4명의 사진기자가 현장에 나섰다. 홈-1루-3루-외야. 사각이 없다. 적어도 그라운드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 일거수 일투족은 다 카메라에 담긴다. 알테어의 노마스크 이슈가 터지고, 4명의 사진기자들이 취재한 사진을 다 뒤졌다. 당연히 그라운드 외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모두 착용해야 하는 방역 지침이 일상화 된 상황에서 알테어의 ‘NO 마스크’ 장면을 염두하고 취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있었다. 의도적으로 안 쓴 순간을 찾아 낸 것이 아니라, 알테어가 의도적으로 마스크를 거부한 순간들이 있었다.


[OSEN=고척, 최규한 기자] 26일 오후 열린 한국 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홀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고 도열해 동료들 및 이동욱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누는 NC 알테어. / dreamer@osen.co.kr

[OSEN=고척, 최규한 기자]경기 시작을 앞두고 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NC 알테어가 동료들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들을 응원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순간을 거절한 알테어의 의사 표현은 극적이었다. 모두를 당황시키고 궁금하게 만들었다. NC의 역사적인 한국시리즈 첫 승을 축하하고 만끽하는 것보다 더. 그가 정말 궁금해 포털사이트에 검색했다. 바로가기로 이어지는 그의 SNS 사이트를 누르면 ‘NO 마스크’의 이유를 어느정도 짐작케 한다.

야구선수도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이며 자신의 신념을 표출할 수 있다. MVP 인터뷰와 시상식 또한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은 신념이나 의사 표현이 아니라 함께하는 동료, 스태프들,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열릴 수 있도록 이끈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의무다. 

KBO는 정운찬 총재의 한국시리즈 개막 선언보다 앞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을 응원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했다. 고척돔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한국시리즈까지 달려온 KBO리그에게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알테어 혼자 ‘NO 마스크’ 였다. 덕분에 챌린지를 할 때 애런 알테어는 미소지었다. 어떤 의미였을까. /dreamer@osen.co.kr
 

기사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