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모두 ‘90도 사과 인사’였다, 19세 신인의 PS 선발 뒷얘기.txt
2020.11.05 16:26:35
[OSEN=잠실, 민경훈 기자]4회말 1사 주자 1,3루 LG 선발 이민호가 두산 허경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진 후 강판당하며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rumi@osen.co.kr

[OSEN=잠실, 한용섭 기자] 19세 신인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무대였다. 그러나 ‘쫄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2개의 실투, 아쉬움은 많았다. LG의 미래로 불리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LG 고졸 신인 투수 이민호(19)는 4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신인 투수가 데뷔 첫 시즌에 포스트시즌 선발 투수로 나선 것은 이민호가 13번째다.

LG팬들은 깜짝 호투를 기대했지만, 이민호는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그래도 기록 숫자 이상으로 마운드에선 자신있는 피칭을 했다. 초반 실투가 아쉬웠다. 

1회 무사 1루에서 페르난데스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렸다. 정규시즌 199안타를 때린 ‘안타왕’ 페르난데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때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2~3회 안타 1개씩 맞았으나 실점은 없었다. 4회 선두타자 볼넷 후 1사 1,3루에서 오재원에게 우측 담장을 맞는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번에도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이로 들어가 타자가 치기 좋았다. 주자 2,3루 상황에서 허경민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되자 마운드를 내려왔다. 

LG팬들은 덕아웃으로 향하는 19세 어린 투수를 향해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비록 패전 투수가 됐지만, 류중일 감독은 이민호를 칭찬했다. 경기 전 ‘떨지 않고 자신의 공을 자신있게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류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1회) 홈런을 안 맞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첫 선발이고, 홈런 하나를 맞았지만 굉장한 가능성을 봤다"고 좋게 평가했다. 

정규 시즌 20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은 10개였다. 이날은 2개나 타자의 몸에 맞혔다. 1회 첫 타자 허경민 상대로 초구에 어깨 쪽을 맞혔다. 이민호는 1루로 걸어나간 허경민을 향해 90도 허리 숙여 인사하며 미안함을 표현했다. 

4회 1사 2,3루 위기에서 이번에도 허경민과 승부에서 풀카운트에서 허리 부위를 맞히고 말았다. 허경민이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두 차례 모두 고의로 맞힐 상황도 아니었고,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하려다 타자 몸을 향했다.  

1사 만루 큰 위기에 몰리자,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와 투수 교체를 알렸다. 강판되는 상황에서 이민호는 허경민이 1루로 걸어나가 베이스를 밟기까지 기다렸다가 고개 숙여 인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9세 신인 투수의 당찼던 포스트시즌 첫 경기는 예의 바른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끝났다. /orange@osen.co.kr

[OSEN=잠실, 민경훈 기자]1회말 두산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초구로 몸에 맞는 볼을 던진 LG 선발 이민호가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