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정말 좋은 타자…배웠다" 상대 투수도 리스펙, 1년 공백 무색
2020.10.11 11:44:33

[OSEN=대전, 곽영래 기자]5회말 2사 1,2루 한화 이용규가 적시타를 때린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정말 좋은 타자다.”

키움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32)은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7이닝 1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거의 흠 잡을 데 없는 투구로 승리했다. 그러나 한화 1번 이용규(35)에겐 안타, 볼넷으로 멀티 출루를 허용하며 어려워한 기색이 역력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이용규에게 체인지업을 공략 당해 중전 안타를 맞은 게 이날 브리검의 유일한 피안타. 6회에는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용규는 브리검이 6구째 공을 던지기 전 타임을 요청하며 미묘한 타이밍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1루에 나간 뒤 주루 플레이에서도 브리검을 괴롭혔다. 초구부터 2루로 뛰어가는 동작을 취했고, 이를 본 키움 포수 이지영이 2루 송구를 위해 백핸드 동작을 취하면서 브리검의 원바운드 된 공을 블로킹하지 못했다. 폭투를 이끌어낸 페이크 동작. 

이용규에게 고전하긴 했지만 7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끈 브리검은 경기 후 “이용규는 정말로 좋은 타자다. 좋은 공으로 상대했는데 이용규가 워낙 잘했다. 오늘 승부를 통해 또 하나 배우고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며 ‘리스펙’했다. 


[OSEN=대전, 민경훈 기자]8회말 2사 주자 1,3루 한화 이용규가 중견수 앞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rumi@osen.co.kr

지난해 FA 재계약 후 시즌을 앞두고 돌연 트레이드 요청으로 파문을 일으킨 이용규는 자체 징계로 1년을 통째로 쉬었다. 30대 중반 적잖은 나이 탓에 1년 실전 공백을 극복하기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됐다. 

실제 전반기에는 67경기 타율 2할7푼4리 출루율 3할7푼5리로 전성기에 미치지 못했다. 아무리 경험 많은 타자라도 1년 공백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용규 스스로도 “1년 공백기가 있었고, 시즌 중반까지 타격 타이밍이나 위치가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기 40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 출루율 4할9리로 살아났다. 한화 팀 내에서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소화 중인 이용규는 시즌 타율도 2할9푼3리로 끌어올리며 2016년(.352) 이후 4년 만에 3할을 바라보고 있다. 출루율도 3할8푼9리로 2016년(.438) 이후 개인 최고 기록. 

지난달 중순 내복사근 통증으로 4주 진단을 받았지만 2주 만에 돌아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시즌 아웃을 생각했는데 빠르게 복귀해 놀랐다. 본인 의지가 강하다. 아픈 데 참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없다.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단순 기록에서 나타나지 않는 승부 근성과 리더십으로 한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waw@osen.co.kr

[OSEN=인천, 민경훈 기자]5회초 1사 주자 2루 한화 정은원의 우익수 앞 1타점 적시타때 이용규가 홈으로 몸을 날려 홈에서 세이프되고 있다./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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