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월이여” 실종된 판타스틱4, 우승 감독의 한탄
2020.10.11 10:10:02

[OSEN=수원, 지형준 기자]경기를 마치고 두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수원, 이종서 기자] “세월이 흘렀으니….”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감독 2년 차. 93승(50패 1무)를 거두면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두산의 통합 우승에는 강력한 선발진이 바탕이 됐다. 더스틴 니퍼트(22승), 마이클 보우덴(18승), 장원준(15승), 유희관(15승)이 모두 15승 이상 씩을 거두면서 두산은 KBO리그 최초 한 시즌 15승 이상 투수 4명을 배출한 구단이 됐다. ‘판타스틱4’ 선발진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후에도 두산은 꾸준히 상위권에 위치했고,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두산은 가을야구 진출 티켓을 놓고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라울 알칸타라가 16승을 거두며 외국인 투수로서 역할을 해주고 있고, 시즌 중반부터 대체 선발로 나섰던 최원준이 10승을 거두면서 깜짝 스타가 됐지만, 이 외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가 없다.

당시 선발진을 이끌었던 니퍼트와 보우덴은 모두 팀을 떠났다. 유희관과 장원준은 모두 2군에 있다. 유희관은 24경기에서 8승(11패)를 기록했지만, 최근 계속해서 공이 맞아나가면서 결국 재정비에 들어갔다. 장원준 역시 부상과 부진으로 지난해 4월 이후 1군에 올라오지 못하다가 지난달 30일 1군에 복귀했지만, 두 경기에서 5⅔이닝 8실점으로 부진하면서 결국 다시 1군에서 제외됐다.

김태형 감독도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판타스틱4’ 선발진 이야기가 나오자 “세월이다. 어쩔 수 없다”라며 “그만큼 잘 던져왔다. 그러나 그 공을 계속 던질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 감독은 “선수 본인이 힘들겠지만, 감독으로서도 마음이 무겁다”라며 “감독으로 처음왔을 때 우승을 시켜줬던 선수들이다. 2,3회 내릴 때에는 마음이 좋지 않다. 또 2군에 내릴 때에도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할 이야기가 없다”고 밝혔다.

비록 과거 영광을 함께 했던 ‘판타스틱4’는 1군에 없지만, 김태형 감독은 새로운 투수를 향한 기대를 보였다. 지난 9일 KT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던 크리스 플렉센에 대해 “그동안 볼, 볼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어제(9일)는 안 보였다. 공 자체는 워낙 좋은 선수다. 어제를 계기로 더 느꼈으면 좋겠다. 그러면 바랄 것이 없다”고 당부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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