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안 써서 야구 못했나" 한화 정진호의 후회와 다짐
2020.10.10 11:08:53

 

[OSEN=대전, 최규한 기자]9회초 무사 2루 상황 한화 정진호가 안타를 날리고 1루에 안착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화 외야수 정진호(32)는 지난 4월 개막을 앞두고 연습경기 기간 때부터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시력이 나쁘진 않은데 난시가 너무 심해졌다. 야간 경기 때 외야 수비를 하면 투수가 3명으로 보이고, 타격 때 공이 3개로 보이더라”고 안경을 쓴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진호는 꽤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98경기에서 252타수 74안타 타율 2할9푼4리 홈런 18타점 30득점 9도루 26볼넷 출루율 3할6푼4리 OPS .745를 기록 중이다. 2018년 타율 3할1리 81안타를 넘어 개인 최고 기록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 

안경 효과에 대해 정진호는 “작년까지만 해도 눈 컨디션이 좋을 때는 잘 보였지만 안 좋을 때는 투수가 3명으로 보이기도 했다. 막상 안경을 쓰니 잘 보인다. 이제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좋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야구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야구를 못했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두산 소속이었던 정진호는 팀 내 화려한 외야수들에 가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외야가 부족한 한화에 와서 개인 최다 경기, 타석 시즌이 유력하다. 규정타석 미만이지만 3할 타율도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 2018년 규정타석은 못 채웠으나 111경기 299타석 타율 3할1리를 기록한 바 있다. 

 

[OSEN=곽영래 기자] 한화 정진호 /youngrae@osen.co.kr



그러나 정진호에겐 여러모로 아쉬움이 가득한 시즌이다. 그는 “올해 득점권에서 약했다. 부담을 안 가지려 하는데 그게 안 되더라. 3할 타율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으니 의미가 없다”며 “부상으로 빠진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때 다치지만 않았어도’라는 말도 그렇다. 부상을 당하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2015~2018년 4년간 득점권 타율 3할2리로 좋았지만 올해는 득점권 타율 1할8푼8리로 이상하리만큼 찬스에 약했다. 지난 7월 무릎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운 사이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왔다. 1군 복귀 후 출장 기회도 전보다 줄었다. 풀타임 주전을 목표로 했던 정진호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9월 이후 31경기 타율 3할7리 OPS .822로 활약하며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정진호는 “정경배 수석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하며 변화를 주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영업 비밀”이라며 “올 시즌 아쉬운 성적이지만 실패 속에서 얻는 게 있다. 어린 선수들도 잘하고 있고, 고참 형들도 잘 이끌어주고 있다. 올해 마무리 잘해서 내년에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OSEN=인천, 곽영래 기자]4회초 1사 1루 한화 정진호가 2루 도루를 하다 SK 이흥련의 송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