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감독 사퇴’ 이정후 “팀 어려울 때 나도 흔들려, 내 책임이다”
2020.10.08 23:41:51
[OSEN=고척, 민경훈 기자]4회말 키움 선두타자 이정후가 우중간 안타를 날리고 있다./rumi@osen.co.kr

[OSEN=고척, 길준영 기자] “팀이 흔들릴 때 나도 흔들렸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나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2)는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4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키움은 이정후를 비롯한 타자들이 활발한 공격을 펼치면서 10-7로 승리했다. 

키움 선수들은 이날 승리에도 마냥 밝게 웃지는 못했다. 그동안 팀을 이끌었던 손혁 감독이 갑작스럽게 자진 사퇴를 하면서 지휘봉을 내려놓았기 떼문이다.

이정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연습하기 전에 오셔서 상황을 설명하시고 마무리를 잘 하고 가셨다. 손혁 감독님께서 끝까지 같이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고 남은 경기를 잘하라고 격려하셨다”고 말했다.

키움은 현재 리그 3위로 나쁜 성적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최근 팀이 주춤하면서 1위 NC와의 격차가 역전이 어려워질 정도로 벌어졌다. 손혁 감독은 이러한 상황에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 

이정후는 “팀이 계속 잘하다가 막판에 조금씩 흔들린 것은 사실이다. 팀이 안좋을 때 나도 같이 흔들렸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책임이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다. ‘우리가 조금 더 잘했더라면, 우리가 조금 더 많이 이겼더라면,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하는 생각이 크다”라며 손혁 감독의 사퇴에 착찹해했다. 

그렇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키움은 치열한 순위 싸움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이정후는 “우리는 프로고 경기는 해야한다. 안좋은 소식이 있었지만 오늘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선수들끼리 서로 격려하고 응원도 많이 했다. 경기 내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다”고 경기 분위기를 전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창현 감독대행에 대해 이정후는 “전력분석원으로 계시던 때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자주 찾아갔고 영상도 많이 보여주셨다. 김독대행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바뀌는 것은 없기 때문에 내 스스로 변함없이 열심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최근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을 취했다.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는 모습을 보인 이정후는 이날 3안타를 쳤지만 정타로 맞은 타구는 없었다. 

“시즌 마지막까지 정상적인 몸 컨디션으로 뛰는 선수는 없다”고 말한 이정후는 “솔직히 100% 몸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주어진 상태에서 100% 활약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컨디션에서 얼마나 좋은 퍼포먼스를 내느냐의 싸움이다. 어쨌든 공을 맞춰서 그라운드에 집어넣었기에 안타가 됐다고 생각한다. 빗맞았지만 좋은 타격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