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또 다시 잘못된 판정을 했다!" 윌리엄스의 또렷한 외침
2020.08.24 07:23:26
[스타뉴스 박수진 기자]
윌리엄스 감독(오른쪽)이 통역(왼쪽)을 통해 최수원 구심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은 메이저리그 감독 시절 거친 항의로 유명했다. 오죽했으면 유튜브에 팬이 만든 '윌리엄스 퇴장 모음'이라는 영상이 있을 정도다. 윌리엄스 감독은 F자가 들어가는 비속어가 들어가는 말을 서슴없이 하며 거친 항의를 펼친다.

하지만 KBO 리그에서의 윌리엄스 감독은 그렇지 않다. 통역을 거쳐야 하고 예의를 중시하는 한국을 존중하는 듯하다. 다만 23일 경기엔 달랐다. 석연찮은 판정이 나오자 심판에게 또렷한 외침을 했다.

논란의 상황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키움 경기서 나왔다. KIA가 6-5로 앞선 8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김명찬의 투구가 포수 한승택 뒤로 빠지는 폭투가 됐다. 3루 주자 김웅빈이 홈으로 쇄도했고 김명찬은 한승택이 건넨 공을 받아 태그를 해 아웃 판정을 이끌어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키움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그 이후가 문제였다. 판독 규정에 나와 있는 3분이 훌쩍 지난 뒤 판정을 번복한 것이다. 이에 윌리엄스 감독은 손가락 3개를 들며 판정에 항의했다.

중계 음성을 통해 들려오는 윌리엄스 감독의 목소리는 또렷했다. 차분하게 자신의 주장을 이어간 윌리엄스 감독은 "당신은 또 다시 잘못된 판정을 했다"며 일침을 날렸다. 전날(22일) 경기에서 키움 이정후의 타구를 뜬공이 아닌 2루타로 선언한 최수원 심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비디오 판독에 항의하면 퇴장이라는 규정 때문에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장에서 물러났다. 그는 깔끔하게 명령에 수긍하고 더그아웃을 떠났다. 6-6 동점을 허용한 KIA는 8-7로 신승을 거뒀다. 길었던 5연패에서 벗어난 것이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비디오판독의 규정시간이 3분이기는 하지만 3분을 넘어갈 수 있는 예외 규정이 있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복잡한 규칙을 적용할 때는 3분을 넘길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독 센터 내 센터장과 현역 심판 2명, 총 3명이 있다. 중요한 판정이면 다수의 의견으로 정하는데 그 시스템을 따랐다. 또 홈 충돌 방지 규정을 적용해야 하는지도 논의해야 해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약 32초 정도의 시간이 더 걸렸다. 또 잠실구장에서도 홈런 관련 비디오판독 요청이 들어와 있던 상황이었다. 3분 안에 판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2015년 워싱턴 감독 재임 시절 거칠게 항의하는 윌리엄스(왼쪽). /AFPBBNews=뉴스1

2015년 판정에 항의하며 홈 플레이트에 묻은 흙을 차고 있는 윌리엄스 감독(왼쪽). /AFPBBNews=뉴스1

박수진 기자 bestsujin@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