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오타니, ML 최초 '유령 주자' 새 역사…주루사 눈물
2020.07.26 09:08:25

 

[사진] 맷 채프먼에게 태그 아웃 당하는 오타니(오른쪽)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코로나19 특별 규칙으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빠른 승부 결정을 위해 연장 10회부터 승부치기를 도입했다. 무사 2루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제도. 9회 마지막 타자가 타격 없이 2루 주자로 들어서고, 이 주자가 득점할 경우 투수에겐 비자책점으로 처리된다.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링센트럴 콜리세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개막전에서 최초의 승부치기가 나왔다. 두 팀이 9회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10회부터 승부치기가 시작됐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승부치기, 무사 2루 주자로 들어간 최초의 ‘유령 주자’는 오타니 쇼헤이(26·에인절스)였다. 9회초 마지막 타자로 이닝이 끝난 오타니는 10회초 이닝 시작 전까지 자신이 주자인 줄 몰랐다. 

공수교대 시간, 오타니는 유니폼 위에 겉옷을 입은 채 여유 있게 있었다. 뒤늦게 2루 주자인 것을 인지한 뒤 급하게 겉옷을 벗고 헬멧을 쓴 채 2루로 뛰어갔다. 오타니의 당황한 표정과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혀 웃음을 자아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오타니가 첫 유령 주자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썼다. 그는 자신이 10회 2루 주자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메이저리그는 2020년 경기가 밤 늦게까지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연장 때 2루 주자를 두고 시작하는 규정을 시행했다. 오타니는 런다운으로 태그 아웃돼 유령 주자로서 시간이 오래 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10회 무사 2루에서 주자로 들어선 오타니는 그러나 자레드 월시의 1루 땅볼 때 3루로 뛰다 런다운에 걸렸다. 오클랜드 1루수 맷 올슨이 땅볼 타구를 잡은 뒤 기습적으로 3루 송구를 했고, 오타니는 3루수 맷 채프먼과 유격수 마커스 세미엔 사이에 걸려 태그 아웃 당했다. 

올슨의 수비 판단이 좋긴 했지만 너무 일찍 3루 스타트를 끊은 오타니의 주루 미스였다. 에인절스는 1사 1루에서 안타와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으나 점수를 내지 못했다. 결국 오클랜드가 10회말 맷 올슨의 끝내기 만루 홈런이 터지며 7-3으로 개막전을 이겼다. 

한편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오타니는 5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쳤지만 나머지 타석은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향해 추가 안타가 없었다. 오타니는 27일 오클랜드전 선발투수로 나서 2년 만에 ‘이도류’ 복귀전을 갖는다. /waw@osen.co.kr

[사진]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