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악' 한화 타선, 이승엽 이야기 꺼낸 최원호 대행
2020.07.24 11:26:45

 

[OSEN=대전, 박준형 기자] 2017년 8월 은퇴 투어에 나선 삼성 이승엽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팬사인회를 준비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2020년 한화 타선은 좋지 않은 의미로 ‘역대급’이다. 23일까지 기록 중인 팀 타율(.237)은 역대 39번의 시즌 중 8번째로 낮다. 팀 OPS(.639)는 역대 6번째 나쁜 수치다. 21세기 들어 올해 한화보다 팀 타율, OPS가 낮은 팀은 없다. 팀 내 규정타석 타율 1위 이용규(.276)도 리그 전체로는 42위에 불과하다. 

팀 평균자책점 10위(5.50)로 기록상 마운드도 좋지 않지만 선발 김범수-김민우, 불펜 강재민-김종수 등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베테랑 장시환과 정우람도 선발과 구원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지만 문제는 터지지 않는 타선이다. 최근 6연패 과정에서 총 7득점, 극심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최고참 김태균부터 선수들도 야간 특타로 부진 탈출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의 고민도 깊어진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안 따라주니 다 같이 답답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소극적으로 변하는 게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대행은 “상황에 따라 웨이팅 사인을 내기도 하지만 스리볼 카운트에도 타격하는 게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공격했으면 하는데 선수들이 살아나가려는 마음에 소극적으로 한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타이밍 대처가 늦다”며 “변화구에 속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보니 타이밍을 뒤에다 놓고 친다. 그러다 보니 장점인 빠른 공도 못 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OSEN=대전, 김성락 기자]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ksl0919@osen.co.kr



그러면서 최 대행은 ‘국민타자’ 이승엽 KBO 홍보대사와 나눈 이야기를 꺼냈다. 최 대행과 이승엽 대사는 현역 시절 같은 팀에 몸담은 적은 없지만 동시대를 뛰었고, 은퇴 후에는 KBO 기술위원회를 함께했다. 같은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지내기도 했다. 

최 대행은 “이승엽이 과거 스트라이크존에서 오다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했을 때 (다음 공에도) 똑같이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떨어지는 공을 골라내려고 마음먹는 순간 빠른 공을 못 친다는 얘기였다. 떨어지는 공을 너무 의식하면 실투도 못 치게 된다. 잘 떨어진 공은 ‘투수가 잘 던졌다’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18연패 악몽을 지나 최근 다시 6연패 수렁에 빠진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최 대행은 “정경배 수석코치가 타격까지 힘든 역할을 맡고 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며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있다. 데이터팀 도움도 많이 받고 있는데 결과가 안 나오니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결과가 안 좋으면 과정에서 겪은 가치가 다 묵살된다.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장 타선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다. 새 외국인 타자 브랜든 반즈가 첫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2루타 3개)로 활약했지만 이후 2경기는 7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노수광, 정진호, 송광민, 노시환 등 부상병들도 실전을 거쳐야 하는 만큼 당장 1군 등록은 어렵다. 이성열은 퓨처스리그에서도 감이 썩 좋지 않다. 결국 기존 전력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 /waw@osen.co.kr

[OSEN=대전, 김성락 기자] 한화 반즈가 삼진아웃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ksl0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