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오죽할까" 한화, 야밤 특타 노력도 안 통해 '슬픈 현실'
2020.07.23 10:00:44
[OSEN=대전, 김성락 기자] 경기 종료 후 한화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ksl0919@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결과가 안 나오니 과정이 다 묻힌다.”

최하위 한화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수원 KT전부터 22일 대전 KIA전까지 6연패. 이 기간 타선이 총 7득점, 극심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수비 실책도 7개나 쏟아졌다. 집중력이 결여된 허술한 수비, 무기력한 경기력에 연패가 다시 길어지자 최원호 감독대행도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21일 KIA전 패배 후 정경배 수석코치를 통해 최원호 감독대행은 “경기를 이길 수 있고, 질 수도 있는데 조금 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은 조금 더 화이팅을 내야 한다. 투지 있는 모습들이 필요하다. 최근에 그런 모습이 약한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물론 가장 답답한 사람들은 선수들이다. 잘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21일 경기 종료 직후에는 KIA 수훈선수 김규성이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 최고참 김태균과 강경학이 그라운드에 나와 곧장 야간 특타에 돌입했다.

올해 한화에선 그리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주장 이용규부터 젊은 선수들까지 대전 홈경기 때 결과가 안 좋으면 그라운드나 실내연습장으로 가서 특타를 하곤 했다. 부진 탈출을 위해 퇴근까지 미루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로 나오지 않는다. 

[OSEN=대전, 김성락 기자]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ksl0919@osen.co.kr

최원호 대행은 “결과가 안 나와서 그렇지 우리 선수들도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서 더하면 잠을 안 자야 될 정도다. 그런데 결과가 안 나오니 과정이 다 묻힌다’며 “LG에 있을 때도 선수들이 참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계속해서 안 좋다 보니 (외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오더라”고 떠올렸다. 최원호 대행은 LG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했지만 팀은 2003~2012년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하며 암흑기를 보냈다. 

최원호 대행은 “이럴 때일수록 심플해져야 하는데 다들 생각이 많아진다. 순간순간 선택을 해야 하는데 이게 헷갈리게 되는 것이다. 수비할 때도 마지막까지 실수 없이 더 안전하게 하려다 보니 뒤로 물러서며 소극적으로 하고, 송구도 한 번에 가지 않거나 (손에서 빠져) 날린다”며 “저도 그런데 선수들은 오죽하겠어요”라는 말로 연패에 빠진 최하위 팀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22일 KIA전에도 6회초 무사 1루에서 2루수 정은원이 김민식의 땅볼 타구에 첫 발을 앞으로 내딛다 백스텝을 하면서 실책이 나왔다. 그라운드에 비가 내린 영향인지 스텝이 꼬이며 넘어진 것이다. 중심을 잃은 채 어렵게 2루 송구를 했지만 옆으로 데굴데굴 빗나갔다. 병살이 되어야 할 상황이 무사 1,2루 위기로 바뀌었다.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매끄럽지 못한 수비가 낳은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화는 이날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1점차로 뒤진 7회에 조기 투입, 2이닝을 썼지만 타선 침묵 속에 1-2로 패했다. 연패가 ‘6’으로 늘어난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먼저 50패(17승)째를 찍었다. 시즌 승률 2할5푼4리. 지난 2002년 롯데(35승97패1무 .265)를 넘어 21세기 최저 팀 승률 기록이다. 9위 SK(22승44패)와 격차도 5.5경기로 벌어진 한화, 탈꼴찌도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waw@osen.co.kr

[OSEN=대전, 김성락 기자] 6회초 무사 1, 2루 한화 정은원이 그라운드에 미끄러진 뒤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ksl0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