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송창식, "김성근 감독님 때 가장 기억나, 전화는 못 드렸다"
2020.07.22 09:09:23

[OSEN=대전, 이대선 기자]경기 종료 후 한화 김성근 감독이 송창식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많이 뛸 때가 가장 기억에 남죠.”

17년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고 현역 은퇴를 결정한 한화 투수 송창식(35)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 2015~2017년 김성근(78) 전 감독 시절이었다. 이 기간 한화는 ‘투수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그 중심에 바로 ‘마당쇠 투수’ 송창식이 있었다. 

김성근 감독이 재임한 기간 송창식은 156경기(11선발)에서 239⅔이닝을 던지며 18승12패23홀드 평균자책점 5.82를 기록했다. 경기 등판은 같은 팀 선배 박정진(172경기)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이닝은 구원 100경기 이상 나선 투수 중 1위였다. 

지난 15일 현역 은퇴 선언 후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1군 선수단과 인사를 나눈 송창식은 가장 기억에 남는 때로 그 시절을 꼽았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많이 뛸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김성근 감독님과 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야구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다. 경기에 나가는 게 즐거웠다”는 게 송창식의 말. 

이어 그는 “그때 당시 내가 아주 좋은 피칭을 하는 건 아니었지만 야구장 분위기가 좋았다. 선수들도 전부 고생해서 그런지 ‘다 같이 해보자’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때 야구장 나갔을 때가 기억에 난다”며 “김성근 감독님 연습량이 워낙 많았다. 선배들이 먼저 나서 다들 고생했었다”고 떠올렸다. 



[OSEN=대전, 민경훈 기자] 김성근 한화 감독과 송창식이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rumi@osen.co.kr
 

현재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코치고문으로 활동 중인 김성근 전 감독에겐 아직 전화를 하지 못했다. 송창식은 “(은퇴가) 좋은 일이 아니라…전화는 아직 못 드렸다”고 답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가장 빛나는 때이기도 했다. 혹사 논란과 관련해 송창식은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도 ‘잘한다. 고생한다’ 하면서 관심을 가져주면 자기도 모르는 힘이 난다. 팀이 힘들 때 나를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힘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창식이 가장 커리어에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그는 “경기에 나가는 순간 만큼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연투라서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도 난 던질 수 있었다”며 “좋은 커리어를 남기고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보다 장점이 ‘안 될 때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가장 아쉬운 것은 포스트시즌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다. 송창식 입단 후 한화는 2005~2007년, 2018년 가을야구에 나갔다. 송창식은 “스무살 때부터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했는데 가을야구에서 한 번도 던져보지 못한 게 아쉽다. 팀 성적일 좋을 때 중심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최하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한화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송창식은 “처음부터 타고난 능력으로 야구 잘하는 선수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경기에서 실패하면서 경험이 축적돼야 좋은 선수가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결과보다 과정을 생각하며 매 경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에 당부했다. /waw@osen.co.kr


[OSEN=대전, 곽영래 기자] 한화 송창식 / youngrae@osen.co.kr
 

기사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