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혁 잊어라’ 홍건희, 두산 ‘셋업맨’ 되다…“굉장히 중요한 역할” 김태형의 웃음
2020.06.25 08:51:25

[OSEN=지형준 기자] 두산 홍건희가 경기를 마치고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인천, 한용섭 기자] 트레이드 2주 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투수 홍건희(28)가 빠르게 팀의 키플레이어가 되고 있다. 

홍건희는 지난 7일 류지혁과 1대1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슈퍼 백업’이자 내야 멀티플레이어인 류지혁쪽으로 기우는 트레이드라는 반응이 많았다. 홍건희는 묵묵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며 인정받고 있다. 

홍건희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6경기에 등판했다. 9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86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주말 LG 상대로 구원승과 세이브를 잇따라 기록했다. 불펜이 취약한 두산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블루칩이었던 류지혁을 보내고 영입했는데,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19일 경기에선 무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기출루 주자 실점없이 완벽하게 막아내며 2⅔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구원승을 기록했다. 21일 경기에서는 3-1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도 따냈다. 두산에 와서 재평가받은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직구에 자신감을 갖고 뿌리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홍건희를 향해 칭찬을 늘어놓았다. 김 감독은 "첫 등판 때 긴장했는지 조금 흔들렸는데, 지금 모습은 굉장히 믿음직스럽다. 필승조다. 마운드 올라가서 자기 공을 베스트로 던지더라.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김강률이 베스트가 아닌 상태에서 홍건희가 김강률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투수진 구상에 좋다. 홍건희 뒤에 함덕주도 괜찮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무리 함덕주 앞에서 셋업맨으로 중용된다. 23일 인천 SK전에서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지자 김강률, 채지선 등이 마운드에 오르고, 홍건희는 필승조 대우를 받았다. 

홍건희는 “트레이드 되고 나니 섭섭한 감정도 있고, 독기가 생겼다. 터닝포인트로 삼고 쭉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직후 커뮤니티나 댓글 반응을 보지 못했지만 뒤늦게 알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정신없어 몰랐는데, 나중에 그런 글들을 봤다. 내가 하기 나름이다.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팬들도 좋아하시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두산팬들의 사랑을 빠르게 얻을 것 같다. 

/orange@osen.co.kr
 

기사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