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세상 어떻게 할라고…” 오재원 향한 김태형 감독 배려
2020.06.24 16:29:57
[OSEN=김성락 기자] 경기 종료 후 오재원과 김태형 감독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OSEN=인천, 한용섭 기자] 두산 오재원(35) 지난 주말 끝자락에 이슈의 중심에 섰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21일 잠실 LG전, 오재원은 경기 도중 화장실에 있느라 대타로 호명된 이후 3분 가까이 ‘지각 출장’했다. 

그리고 이틀 후 오재원은 2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지고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다. 햄스트링 부상. 김태형 두산 감독은 23일 인천 SK전에 앞서 오재원 몸 상태를 설명하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에 대해 “몸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경기 후반에) 백업으로 출장하면서, 다시 (재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좀 더 완전하게 만들어 올라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지난 8일 햄스트링이 안 좋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지난 17일 삼성전에 복귀했다. 경기 후반 대수비, 대타로 출장했는데 햄스트링 상태가 다시 나빠진 것. 

김 감독은 “햄스트링 뿐 아니라 여기저기가 아프다. 몸이 안 좋아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더라. 주장도 맡으면서… 워낙 내야수들이 많이 다쳐서 ‘백업은 된다’고 하는데, 컨디션이 좀 아니다 싶더라. 당분간 쉬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 엄청 부진해서 마음고생도 했는데, 올해는 조금 잘 되는데 몸이 아파서 제대로 못 뛰어 답답할거다”라고 선수의 마음을 걱정했다. 

‘지각 대타로 논란도 있어 겸사겸사 부상자 명단에 올려서 쉬도록 배려한 면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에이, 험한 세상에 어떻게 할라고…”라며 그 정도 비난은 충분히 참을 수 있어야 한다고 웃어 넘겼다.  그는 “(작년에) 나도 한참 욕 먹을 때도 있었는데…”라고 셀프 디스까지 했다. 

오재원이 화장실에 간 줄 모르고 두산 벤치는 대타로 출장시켰고, 오재원은 생리 현상 때문에 늦게 타석에 들어섰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LG는 무작정 기다리면서 기분이 나빠졌다. 두산이 심판을 통해 양해를 구했더라면, 그냥 넘어갔을 일이 소통의 문제로 아쉬움이 남았다. 

김 감독은 “(LG에) 미안했다. LG 덕아웃을 보고 손을 들었는데 류중일 감독님은 안 보이더라. 유지현 수석코치만 보여서, 감독님 어디 계시냐 라고 손짓을 했다. 사실 나도 경황이 없었다. (오재원이 안 나와서) 뭐야, 왜 안 나와 이러고 찾았다. (화장실 간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심판에게 얘기했을텐데…"라며 “상대팀 입장에서는 기분이...나라도 기분이 나빴을 것"이라고 미안함을 표현했다. 

뒤늦게 타석에 들어서는 오재원을 향해 LG 켈리는 야유를 보냈고, 오재원은 맞받아 소리쳤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뭐라고 해도, 오재원이 웃고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몸도 안 좋고, 조금 예민해서 받아친 거 같다. 그래도 선수들끼리는 그러다가 화해하고 야구한다”고 제자의 심리를 대변했다. 그러면서 “조금은 그런 것도 고려해서 부상자명단에 올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재원은 당분간 잠실에서 재활 훈련을 할 계획이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면 2군에서 1~2경기 뛰고 1군 엔트리에 복귀할 예정이다. /orange@osen.co.kr

[OSEN=잠실, 지형준 기자]5회초 2사 2루에서 두산 오재원이 대타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자 LG 더그아웃에서 항의를 했다. 이에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며 LG 더그아웃을 향해 무언가 말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