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배울 것 많다” 이대호 향한 허문회 감독의 굳건한 신뢰
2020.06.18 12:51:05

[OSEN=잠실, 조은정 기자]경기 종료 후 롯데 이대호가 허문회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cej@osen.co.kr
 

[OSEN=고척돔, 조형래 기자] “나도 배울 것이 많은 선수다. 조선의 4번 타자라고 불리지 않나.”

지도자 생활의 대부분을 타격 파트에서 보낸 롯데 허문회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를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본인의 지휘 아래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았음에도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의 훈련 모습만 보고도 “치는 것이 다르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대호를 향한 허문회 감독의 신뢰는 정규시즌에 들어서면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대호의 실전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기 때문. 

허문회 감독이 부임하고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롯데 4번 타자’의 고유명사와도 다름이 없었던 이대호의 4번 기용을 못박지 않았다. 다만, “잘 치면 당연히 4번 타자”라고 말하며 이대호의 타순에 대해 고민을 해보겠다고 했지만, 결국 허문회 감독의 생각은 롯데에서 가장 생산력이 높은 타자는 이대호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대호는 현재 롯데의 전 경기에서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약간의 부침을 겪고 슬럼프를 겪는 기간에도 이대호의 커리어를 믿었고 그 결과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대호의 생산력은 팀 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팀이 치른 37경기에 모두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타율 3할1푼6리(136타수 43안타) 6홈런 28타점 OPS 0.903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3할7푼2리다. 올 시즌 전 경기 4번 타자로 출장했고 4번 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지난 17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에 대한 질문에 자신의 변함 없는 생각을 역설했다. 그만큼 허문회 감독의 마음 속에 이대호는 팀의 4번 타자 그 이상의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젊은 선수들의 사기 진작과 선수단의 심리상태까지 고려한 엔트리 운영 등을 하고 있는 허문회 감독이다. 베테랑을 향한 예우도 마찬가지. 이대호뿐만 아니라 민병헌, 손아섭, 전준우, 정훈, 안치홍 등 프로 경력 10년이 넘어서는 다른 선수들을 향해서도 감독이지만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허 감독은 이대호에 대한 질문에 자신 갖고 있는 생각을 가감없이 전한 것. 

허 감독은 이대호를 향해 “조선의 4번타자라고 불리지 않나. 참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여러 선수들 안갖고 있는 것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나이가 들면서 전성기 기량에서 떨어지는 ‘에이징 커브’를 걱정하는 주위의 시선에도 반박을 하면서 “나이가 들었다고 하지만 나이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다”면서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슈퍼스타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어 허 감독은 “체력도 좋고 관리를 잘 하는 것 같다. 지금 너무 만족하고 있다. 진짜 스타 선수구나 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 나무랄 곳이 없는 선수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에 들어  야수 최고참을 향해 훈련 최소화라는 배려를 해주려고 해도 이를 스스로 거부한다는 것이 허 감독의 전언. 그는 “20미터 러닝 훈련을 할 때 나는 뛰지마라고 한다. 그런데 매일 뛴다.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며 “지금 나이에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 관리도 잘하고 준비를 잘하는 선수구나 라는 것을 느끼고 ”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감독이지만 배울 것이 참 많은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버틴 것 같다”며 이대호의 자기 관리와 현재 활약상에 스스로 몸을 낮추며 베테랑을 예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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