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차이" 6선발 포기한 한화, 5선발도 버겁다
2020.06.17 15:24:41

[OSEN=김성락 기자]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왼쪽)과 정경배 수석코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ksl0919@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느꼈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지난 8일 지휘봉을 잡은 뒤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추진했다.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 채드벨 그리고 1군 경험이 많은 장민재까지 3명을 기본으로 고정한 뒤 남은 3자리에 김민우, 김이환, 오동욱, 한승주, 남지민, 최이경 등 젊은 투수들을 10일 로테이션으로 번갈아 쓰는 방법을 구상한 것이다. 

외국인 투수들에게 휴식일을 하루 더 부여하고, 젊은 투수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부여하려 했다. 성적과 육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구상이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4~5일 휴식 루틴에 익숙한 외국인 투수들이 기존 방식을 원했다. 기복이 심하고, 경험이 부족한 국내 투수 자원들의 현실은 5선발 구성도 버겁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느꼈다”며 “송진우 투수코치님과 상의했는데 6선발 체제는 어려울 것 같다. 5선발 체제로 간다. 선발로 준비하거나 선발 경험 있는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기회를 받을 것이다. 그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회복할 시간을 주면서 2군의 괜찮은 선수들에게 한 번씩 기회를 주려 한다”고 밝혔다. 

국내 투수 중 선발 경험이 가장 풍부한 장민재는 올해 6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8.65로 부진하다. 2군에도 한 차례 다녀왔지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 LG전에도 장민재는 4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현재 상태로는 선발진 잔류가 어려워 보인다. 

2군에 내려간 김민우와 김이환에게 다시 선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민우는 올해 7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했다. 시즌 첫 4경기까지는 평균자책점 2.25로 좋았다. 김이환도 6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6.85로 성적이 안 좋지만 2년차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래도 선발 한 자리가 빈다. 올해 6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7.48로 부진한 베테랑 장시환은 지난 14일 두산 2군과 퓨처스 경기에 구원으로 1이닝을 던지며 불펜 전환을 준비하는 모습. 기존 불펜투수 중 선발 전환이 가능한 선수로는 최근 페이스가 좋은 좌완 김범수와 이현호가 있다. 18연패 탈출 과정에서 분투한 김범수에 대해 최원호 대행은 “선발 전환을 송진우 코치님과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군에서 새로운 얼굴들을 깜짝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한화 퓨처스팀 선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2년차 사이드암 오동욱이 유력 후보. 오동욱은 2군 퓨처스리그 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승리는 없지만 21이닝 17피안타 2볼넷 14탈삼진 5실점 평균자책점 2.14로 호투 중이다. 아직 1군 경험이 없지만 젊은 투수들의 가능성에 기대야 하는 게 한화의 현실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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