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G 후 4승 2패, 허문회의 롯데 야구가 시작되다
2020.06.17 12:24:25

[OSEN=잠실, 조은정 기자]4회초 1사 2루 롯데 오윤석의 달아나는 우전 1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은 김준태가 허문회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cej@osen.co.kr


[OSEN=고척돔,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첫 30경기는 실제 시즌을 치르는 선수들의 성향과 팀 컬러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시간으로 정했다. 

첫 30경기 동안 허문회 감독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에게 최대한 믿음을 줬다. 때로는 답답하고 미련하게 보였던 믿음이었다. 선발 타순, 그리고 불펜 투수의 기용, 1군 엔트리의 변화는 거의 없다시피했다. 개막 5연승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던 시점에서도 허문회 감독은 기존 선수들을 기다렸다. 허문회 감독이 선택한 1군 개막 엔트리의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부여했고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있게끔 환경을 조성했다. 

그러다 30경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택했다. 36경기를 치른 시점(19승17패)에서 이제는 믿음은 유지하되 1,2군의 활발한 교류와 변화를 꾀하고 있다. 30경기를 관망한 허문회 감독의 야구에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롯데에 악재가 있었다. 안치홍, 오윤석 등 현재 팀 타선을 유지하고 있던 내야수 두 명이 동시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을 했다. 어쩔 수 없는 변화의 시간이 다가왔지만, 허문회 감독은 이러한 변수들을 어느 정도 계산은 하고 있었다. 허 감독은 “부상이 이렇게 많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하면서도 “14년 정도 프로 무대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보니까 30경기 지난 시점부터 선수들의 부상이 조금씩 나오더라. 이전에 30경기를 언급한 것도 이러한 부분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고 밝혔다.

30경기 이후 변화에 대해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던 허문회 감독이었고, 자연스럽게 변화의 시간이 오게 된 것.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던 선수들에 대한 보고도 꾸준히 받고 있었고 이들에게 기회를 줄 타이밍을 엿봤다. 안치홍, 오윤석의 1군 제외로 콜업된 내야수 김민수와 배성근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좋다는 보고를 받고 있었다. 이들을 믿고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1군 선수들을 긴장시키게 만들면서 퓨처스리그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동기부여를 갖게 만드는 효과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1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콜업된 김민수와 배성근은 나란히 선발 출장했다. 김민수는 6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배성근은 안타는 없었지만 유격수 자리에서 건실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아울러 8회초 대타로 나서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낸 김재유 역시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가 올라온 선수다.

김민수는 “타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려 신경 쓰며 경기에 임했다. 퓨처스에서 계속 감이 좋았던만큼 평소 하던대로만 하자고 생각했다”며 “경기 후반 수비 강화를 위해 교체되어 아쉬움도 있지만 팀을 위한 선택이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플레이로 팀에 도움이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재유는 “중요한 순간에 감독님께서 나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긴장보다는 기분이 좋았다”고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렸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투수진 역시 곧 적극적 교류를 암시했다. 현재 퓨처스리그 투수진 가운데 두 명의 신인 투수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인 최준용(1차 지명)과 우완 사이드암 박명현(2차 3라운드 지명)이 주인공들. 최준용은 10경기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10이닝 무실점), 14탈삼진 5볼넷 피안타율 1할2푼1리를 마크하고 있다. 박명현 역시 11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0(11이닝 무실점) 10탈삼진 2볼넷의 기록을 선보이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조만간 이들에게 1군 기회를 부여할 생각이다. 그는 “지난 달부터 좋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콜업 타이밍을 보고 있다”며 “커맨드와 회전수, 무브먼트 등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지의 기준들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첫 30경기를 관망의 시간으로 잡은 이유는 명확했다. 점진적인 변화와 교류를 통해서 허문회 감독의 야구는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본인이 그려둔 큰 그림 안에서 정규시즌의 변수들과 환경에 대처해 나가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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