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보다 못한 18연패' 한화, 아시아 최초 불명예 위기
2020.06.13 08:54:53
[OSEN=대전, 민경훈 기자]8회말 한화 덕아웃의 분위기가 어둡다/ rumi@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같은 18연패이지만 내용은 훨씬 더 나쁘다. 지난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18연패 기록을 소화한 한화 이글스의 현실은 현대 야구라고는 믿기지 않는 처참한 수준이다. 이제는 아시아 최초 19연패 불명예 기록까지 눈앞에 왔다. 

한화는 12일 대전 두산전에도 2-5로 패했다. 지난달 23일 창원 NC전부터 무려 18연패 수모. 지난달 22일 NC전 승리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승리 맛을 보지 못하며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역대 최다 연패의 짙은 그림자가 선수들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18연패 기간 한화의 경기력은 처참하다. 18경기에서 43득점을 올리는 동안 151실점을 허용했다. 득실점 마진이 ‘-108’. 경기당 평균 6점 차이로 크게 졌다. 실제 18연패 기간 한화는 대등한 경기가 거의 없었다. 지난달 29일, 31일 문학 SK전 2점차 패배가 최소 점수차. 

한화에 앞서 18연패를 당한 삼미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삼미는 지난 1985년 3월31일 구덕 롯데전을 시작으로 4월29일 인천 롯데전까지 18연패했다. 이 기간 총 44득점을 내며 144실점했다. 승패 마진 ‘-100’으로 한화보다 적었다. 삼미는 1점차로 아깝게 진 경기도 한 번 있었다. 

[OSEN=대전, 민경훈 기자]경기를 마치고 한화 선수들이 고개를 떨구며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 rumi@osen.co.kr
 
무려 35년 전 팀으로 역사 속에 사라진 삼미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당시 프로 출범 4번째 시즌으로 선수 수급이 지금처럼 원활하던 시절이 아니다. 팀별 전력 불균형이 컸고, 삼미는 선수 자원이 약한 인천을 연고로 가장 늦게 합류했다. 삼미특수강에서 직장인 야구를 하던 감사용을 창단 멤버로 데려올 만큼 자원이 모자랐고, 모기업도 재정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올해는 KBO리그 39번째 시즌이다. 1986년부터 1군에 들어온 한화도 3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신생팀도 아니고, 모기업 재정이 불안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35년 전 삼미보다 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18연패 대참사를 맞았다. 이제는 19연패라는 역대 초유의 기록까지 눈앞에 왔다. 

아시아 프로야구리그에서 특정팀의 19연패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선 지난 1998년 지바 롯데 마린스가 18연패, 대만프로야구에선 2011~2012년에 걸쳐 싱농 불스가 기록한 14연패가 최다 기록. 한화가 13일 두산전 패배로 19연패를 당한다면 아시아 최초 불명예를 쓰게 된다. 이날 한화는 1군 경험이 없는 신인 투수 한승주를 선발로 예고했다. 두산에선 베테랑 유희관이 나온다. 

한편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1889년 루이빌 커널스라는 팀이 26연패를 당한 바 있다. 1900년대 현대 야구 이후로 보면 196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23연패가 최다 기록. 이어 200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19연패를 당한 바 있다. 15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 불명예 기록마저 넘보는 한화다. /waw@osen.co.kr
 
[OSEN=김성락 기자] 경기 종료 후 한화 선수들이 아쉬워하며 짐을 정리하고 있다./ksl0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