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줄 알았다” 3연패 롯데, 허문회호 첫 위기 극복 시험대
2020.05.21 10:33:36
[OSEN=부산, 최규한 기자]8회말 2사 3루 상황 롯데 안치홍의 다시 앞서가는 1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은 이대호가 허문회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시즌 첫 3연패다. 올해의 롯데는 정말 달라졌다는 얘기를 들은지 불과 일주일 남짓한 시간이 지난 현재, 롯데를 향한 시선은 ‘그럴 줄 알았다’가 지배적이다. 언젠가는 겪어야 했던 연패의 상황, 롯데를 향한 비아냥적인 시선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허문회 감독의 위기 관리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롯데는 지난 20일 광주 KIA전에서 0-6으로 패하며 시즌 첫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첫 무득점 패배이기도 하다. 선발 댄 스트레일리는 4일 휴식을 고집하다 5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타선은 3안타에 그쳤고 삼중살까지 당하는 등 시종일관 답답하고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최하위로 뒤처졌던 과정과 흡사하다. 지난해 4월4일 당시 가장 뜨거웠던 민병헌(타율 .444)이 사구에 손목 골절상을 당하며 이탈했고 이후 8경기에서 2승6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민병헌은 약 두 달의 시간이 지나고 돌아왔다. 민병헌이 다시 팀을 끌어올리려고 해도 역부족이었다. 올해 역시 지난 17일 팀 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확실하게 해줬던 정훈이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고 좌측 내복사근 파열로 4~6주 간 재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축 타자 한 명의 부상이 팀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선수들이 긍정적인 생각으로 즐기면서, 자율적인 야구를 펼치기를 원했던 허문회 감독이고, 이러한 철학을 선수들에게 꾸준히 심어줬다. 하지만 현재는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대가 잘한 것일 뿐이고,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리셋’을 강조하는 허문회 감독이지만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방도는 그리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선발진이 부진하고 믿었던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은 급격하게 차가워졌다. 감독이 경기에 개입해 풀어나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두고 반복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세부적인 그림들을 완성시킬 생각이었던 허문회 감독이었다. 하지만 첫 번째로 찾아온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일단 허문회 감독은 지난 1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지난 주, 두산, 한화와의 연속 루징시리즈의 이유로 자기 자신을 탓하며 선수들을 두둔했다.

그는 "1점차 승부가 많았다. 선수들의 실력보다 변수가 생겼다. 14년 프로생활하면서 그런 변수가 잘 오지 안왔는데 기분이 조금 안좋았다. 2승4패보다는 변수에 대비를 못했다"고 자책했다. 

이미 3연속 루징시리즈가 확정됐다. 이제는 유연하고 기민한 대처로 팀 분위기를 쇄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올해는 다르다”는 개막 초반의 자신감이, “그럴 줄 알았다”는 비아냥의 시선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개막 3주차에 불과하다. 과연 롯데는 어떤 방식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나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