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보기 위해 새벽 기상" '前삼성' 러프가 밝힌 한국을 떠난 가장 큰 이유.txt
2020.05.19 17:09:17
[OSEN=수원, 곽영래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무사 만루 삼성 러프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 youngrae@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삼성 라이온즈에서 3시즌을 뛰고 미국 복귀를 결정한 다린 러프가 한국 생활을 끝내기로 한 이유를 전하면서 KBO리그 생활에 대해 언급했다.

MLB.com은 19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다린 러프와의 인터뷰를 게재해 러프의 근황과 KBO리그 시절의 회상, 그리고 미국으로 복귀하게 된 이유 등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셧다운 조치가 내려진 뒤 러프는 집이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로 향했다. 일단 러프는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서 둘째 딸, 올리브의 출생을 지켜볼 수 있었다. 시즌 중이었으면 출산 휴가로 결장을 할 수 있었고, 만약 한국에서 활약했다면 장기간 자리를 이탈해야 했던 상황이다.

그는 삼성에서 3시즌 동안 404경기 타율 3할1푼3리 86홈런 350타점 OPS 0.968의 성적을 찍었다. 하지만 러프는 더 이상 KBO리그 생활을 연장하지 않았다. 가족 때문이었다. 

러프는 인터뷰를 통해서 “아내의 출산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4월 초였고 나는 지구 반 바퀴를 건너야 한다는 사실이 좋지 않았다. 제 때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이것이 미국으로 복귀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이다”며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시간들을 뒤로하고 미국 복귀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KBO리그의 소식들은 체크하고 있다. ESPN을 통해서 중계를 해주고 있기에 이전보다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ESPN이 KBO리그 개막전 매치 가운데 친정팀 삼성과 NC의 경기를 중계했다. 매체는 “대구와 오마하의 시차는 14시간이라서 생방송은 보지 못하지만 경기를 녹화했고 옛 동료들에게 눈을 돌렸다”고 전했다. 

이어 러프는 “한국에서의 시간들에 감사하다. 미국에서 KBO가  더 관심을 받기를 바란다”면서 “ESPN에서 방영되는 경기들을 보기 위해 거의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려고 노력한다. LG의 김현수와 유강남, KT 강백호, NC 박석민을 좋아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KBO리그에서의 관심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러프다. 러프는 스카우트 당시 “KBO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트리플A에서 스카웃한다는 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본에 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KBO 구단들이 나를 스카웃 할 것이라는 것은 전혀 몰랐기 때문에 리그에 대한 많은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다. 삼성이 관심을 보이자 최대한 빨리 조사를 했다”고 했다.

러프의 한국 생활 초반은 순탄하지 않았다. 퇴출 위기에도 몰렸지만 이후 적응에 성공하며 강타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러프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팀원들을 만나서 이름을 외우고 그들을 알고 리그 역시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급선무였다”면서 “하지만 첫 한 달 동안은 정말 고생했다. 10일 동안 2군에 내려갔는데 그 곳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한 숨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려고 했고 다시 콜업됐을 때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러프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14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28타수 12안타) 3홈런 9타점 8득점 OPS 1.469의 특급 성적을 남기며 메이저리그 로스터 생존의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셧다운 조치가 내려지면서 러프도 기약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현재 러프는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가기 위해 집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고 모교에서 필드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앙트완 리차드슨 1루 코치 등 샌프란시스코 코칭스태프와도 정기적으로 화상회의를 갖고 있다.

매체는 “올해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러프에게 빅리그에서 기회를 줄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며 7월 개막과 함께 리그 전체에 도입하기로 한 지명타자 제도가 러프의 기회를 확대시켜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프 역시 지명타자 제도 도입에 반색하면서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팀에서 몇 번의 기회와 타석을 더 얻을 수 있다면 나는 전적으로 찬성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과 팬들 모두 야구 경기를 보고 싶어할 것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 의학적인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지만 난 경기를 하고 싶고 많은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고 언급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