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느리고 제구도 흔들... 삼성 윤성환, 다음 기회는 언제올까?
2020.05.17 08:38:28
[스타뉴스 수원=한동훈 기자]
삼성 윤성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9)이 시즌 첫 등판을 씁쓸하게 마쳤다.

윤성환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 2이닝 8피안타 3볼넷 6실점 난타를 당한 뒤 물러났다. 경기 초반 와르르 무너져 돌이킬 수 없었다. 삼성은 4-10으로 크게 졌다. 윤성환도 패전을 떠안았다. 다음 기회가 또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는다.

윤성환은 이번 시즌 선발 경쟁에서 밀렸다. 국내 1선발 백정현이 종아리 통증을 느껴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패스트볼 스피드는 130km 언저리를 넘나들었다. 그렇다고 제구력이 완벽하지도 않았다. 1회에만 볼넷 3개를 허용했다.

윤성환은 1회말 1번 타자부터 5번 타자까지 상대하는 동안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늘리지 못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첫 실점을 기록하고 로하스에게 적시타를 얻어 맞은 뒤 6번 타자 황재균을 외야 플라이로 막아 가까스로 1아웃을 잡았다.

0-4로 뒤진 2회말에는 그나마 운이 따랐다. KT의 주루사가 2개나 나오는 덕에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심우준, 김민혁, 강백호, 유한준, 로하스에게 연속 5안타를 맞았는데 심우준과 로하스가 무리하게 주루플레이를 하다가 잡혔다.

윤성환의 패스트볼은 최저 126km에서 최고 134km까지 형성됐다. 패스트볼 25개와 슬라이더 21개를 주로 사용했다. 체인지업 9개, 커브도 7개를 배합했다. 레퍼토리는 다양했지만 KT 타자들을 요리하기에는 위력이 부족했다.

윤성환은 '태자'로 불리며 삼성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오랜 기간 삼성의 토종 1선발 자리를 지켜왔다. 2004년 입단한 원클럽맨이다. 통산 1898⅓이닝 135승을 기록 중이다. 통산 다승 역대 8위, 삼성 프랜차이즈 2위다. 4승만 보태면 구단 역대 최다승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로테이션을 지키기 어렵다. 백정현의 복귀가 다소 지연된다 하더라도 남은 한 자리가 윤성환에게 보장된 것은 아니다. 젊은 유망주들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허삼영 감독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을 모은다.

수원=한동훈 기자 dhhan@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