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타율 .OOO' 못 쳐도 굳건한 롯데 안방, 감독·투수 신뢰
2020.05.17 08:29:24
[OSEN=김성락 기자] 롯데 정보근./ksl0919@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30타수 2안타. 개막 후 10경기에서 롯데 포수진이 기록한 타율은 6푼7리에 불과하다. OPS .188은 웬만한 타자의 타율보다 낮다. 주전 정보근이 21타수 1안타(.048), 백업 김준태가 9타수 1안타(.111)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롯데는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와 9회 포수 타석에서 두 번이나 대타를 썼다. 정보근과 김준태가 모두 빠지면서 신본기가 혹시 모를 포수 수비를 준비했다. 9회초 경기가 끝나면서 9회말 신본기가 포수 마스크를 쓸 일은 없었다. 

포수들의 타격이 평균 수준만 됐어도 이렇게까지 고민할 일이 없었다. 수비가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포수도 9명의 타자 중 한 명이다. 쉬어가는 타순이 된 포수 포지션이 공격에선 큰 핸디캡이다. 10개팀 중 유일하게 타율 1할도 안 되는 타격 포지션이다. 

하지만 롯데는 개막 후 정보근-김준태 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포수들에게 타격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한다”고 해다. 특히 주전으로 밀고 있는 정보근에 대해 “블로킹과 송구 능력이 진짜 좋다. 내년이나 내후년이 되면 진짜 좋은 포수가 될 것이다. 이미 그렇게 보여주며 성장을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년간 포수들의 허술한 수비로 자멸한 롯데였지만 올해는 그런 걱정이 전혀 없다. 정보근은 도루 2개를 내주면서 무려 5번이나 잡아냈다. 도루 저지율이 71.4%에 달한다. 안정된 블로킹으로 포크볼을 많이 구사하는 롯데 투수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받고 있다. 최근 13타수 연속 무안타이지만 타격 손실을 감수할 만한 수비적 가치가 높다. 

[OSEN=부산, 최규한 기자] 롯데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와 김준태가 훈련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백업 김준태도 16일 한화전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선발 노경은과 배터리를 이뤄 팀의 2연패 탈출을 합작했다. 2회 타석에서 시즌 첫 안타를 적시타로 장식했고, 수비도 흠잡을 데 없었다. 김준태의 경우 군입대 전이었던 지난 2016년 타율 2할7푼5리 2홈런으로 타격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 더 좋아질 수 있다. 

이날 583일 만에 승리한 노경은은 “지난 경기에서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가 안타를 많이 맞았다. 오늘은 ‘원바운드가 된다’는 생각으로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준태가 블로킹을 잘해줬다”며 “준태와 보근이 모두 호주 캠프 때부터 행크 콩거 배터리코치님과 블로킹 연습을 많이 했다. 우리 포수들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실제로 지난해 폭투가 103개로 가장 많았던 롯데는 올해 최다 5위(4개)로 평균 수준까지 낮췄다. 

롯데는 지난겨울 야심차게 트레이드로 영입한 ‘공격형 포수’ 지성준이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포수 타격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아직 지성준의 1군 콜업은 기약이 없다. 1할도 안 되는 포수 타율에도 불구하고 팀 타율 3위(.301)로 나머지 타자들이 충분히 잘 쳐주고 있다. 롯데가 포수 수비에 더 가치를 둘 수 있는 이유. 리그 최소 실책(3개)으로 몰라보게 견고해진 롯데 수비의 중심도 안방에서 시작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