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은 아니지만…" 외국인 타자 기부에 감동받은 일본
2020.05.16 08:38:16
[사진] 한신 타이거즈 홈페이지

[OSEN=이상학 기자] 외국인 선수의 따뜻한 기부에 일본 야구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외국인 내야수 저스틴 보어(32)는 15일 구단을 통해 기부 활동 계획을 밝혔다. 한신의 연고 지역인 오사카부와 효고현 의료기관에 방호복을 전달하고, 편의점에서 사용 가능한 선불카드 100만엔(약 11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보어는 “우리 모두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운 상황에 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의료 종사자 분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며 “구단과 상담해 협력 업체 도움으로 보호복, 선불카드를 기증하는 형태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어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전 세계가 원래의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기원했다. 보어의 기증품은 이달 말 전달될 예정이다.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과 온라인 인터뷰에서도 보어는 “미국에 있을 때도 어린이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며 “지금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고, 뭔가 유용한 도움이 되고 싶어싿. 방호복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 선불카드도 큰 금액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물건을 구입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보어의 선행에 일본 야구팬들도 감동했다. 팬들은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직 시범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은 외국인 선수인데 멋지다. 효고 현민으로서 감사하다’, ‘팀의 조력자가 되기 전에 효고현의 조력자가 됐다’, ‘다른 팀 선수이지만 무조건 응원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우투좌타 1루수 보어는 지난 2014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 데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쳐 지난해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다. 6시즌 559경기 통산 타율 2할5푼3리 92홈런 303타점의 성적을 냈다. 

특히 2017년 마이애미에서 타율 2할8푼9리 25홈런 83타점 OPS .902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지난 2년간 조금씩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해 12월 일본 한신과 계약했다. 추정 연봉 2억7500만엔, 우리 돈으로 약 31억6000만원이다. /waw@osen.co.kr
 
[OSEN=애너하임(미국 캘리포니아),박준형 기자] 지난해 LA 에인절스 시절 저스틴 보어가 3점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