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전' 선발 ERA 1위가 한화라고? "약하다는 말, 자존심 상해"
2020.05.15 13:27:13

[사진] 서폴드-장민재-김이환-김민우-장시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자존심 상했던 한화 선발투수들이 평균자책점 1위로 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한화는 암흑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제대로 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지 못했다. 지난 11년간 선발 평균자책점 순위는 8-8-8-8-9-9-9-10-8-5-9위. 무려 7시즌이나 선발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그칠 만큼 선발진이 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아직 개막 9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인다. 14일까지 한화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2.39. 2위 NC(2.89)에도 멀찍이 앞선 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경기당 평균 5⅔이닝, 퀄리티 스타트(QS) 6회, QS+ 3회 모두 1위.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팔꿈치 통증으로 빠진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라 더 놀랍다. 2년차 에이스 워윅 서폴드가 개막전 완봉 포함 15이닝 2자책점 평균자책점 1.20으로 위력적이고, 롯데에서 트레이드로 장시환도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나쁘지 않았다. 

유망주 껍질을 깨기 시작한 김민우도 지난 12일 대전 KIA전에서 7이닝 무실점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2년차 김이환도 9일 고척 키움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쾌투했다. 지난해 전반기 토종 에이스였던 ‘포크볼러’ 장민재도 14일 KIA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팀의 5연패를 끊었다. 

장민재는 “시즌 들어가기 전 주위에서 ‘한화 선발 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자존심 상하기도 했다”며 “아직 초반이지만 우리 선발들 모두 잘해주고 있다. 선발들이 더 분발한다면 불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불펜도 어디 가서 꿇리지 않는다. 서로 의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화는 5연패 기간 불펜이 고비를 넘지 못하며 역전패를 반복했다. 하지만 개막 9경기 중 8경기에서 선발들이 최소 5이닝 이상 꾸준히 던져준 덕분에 불펜 소모는 거의 없었다. 구원 평균자책점도 리그 5위(5.55)로 충격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다. 

롱토스로 복귀를 준비 중인 채드벨까지 돌아오면 한화 선발진은 한층 더 강해진다. 상황에 따라 6선발 체제도 가능하다. 한용덕 감독은 “올해는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가 있어 선발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 채드벨이 돌아와도 지금 로테이션에 있는 투수들을 선발로 계속 활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도 이제는 제대로 된 ‘선발야구’를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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