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에게 '노바운드?' 확인, 스스로 깎아내린 심판 판정 신뢰도
2020.05.15 09:52:34

[OSEN=곽영래 기자]/youngrae@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오류의 도미노가 결국 스스로 신뢰도를 깎아내렸다.

또 다시 심판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이미 개막시리즈에서 한화 이용규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작심 발언으로 한 바탕 소동이 벌어진지 채 일주일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지난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2회초 최주환의 스윙 하나로 촉발된 상황이 현장의 심판진 그리고 KBO 비디오판독센터의 판정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초기 심판진의 판단, 그리고 비디오판독센터가 잡은 판독의 방향성이 모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회초 최주환은 2S에서 롯데 박세웅의 낙차 큰 커브에 헛스윙을 했다. 이때 주심을 맡은 오훈규 심판위원은 포수가 잡은 공을 보면서 판정을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포수와 나눈 대화가 고스란히 중계방송진의 마이크에 잡혔다. 스윙 이후 바운드 여부를 포수에게 물었는데, 사담을 나누는 듯한 내용이 ‘집관’을 하고 있는 팬들의 귀에 고스란히 전달 됐다.  

그리고 이는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됐다. 바운드 여부를 포수에게 물었고 판정을 내렸지만 판정의 근거 자체가 잘못 이뤄졌다. 심판의 최초 판정은 ‘스윙 삼진’이었다. 그렇다면 굳이 바운드 여부를 포수에게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파울/스윙 여부를 판단해야 할 때 확인해야할 부분이었다. 두산 측도 주심과 포수의 대화를 나눈 장면을 눈으로 확인했기에 납득이 가지 않은 최초 판정이었던 것.

두산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하고 이를 확인해야 하는 현장의 심판진과 비디오판독센터의 확실하지 않은 시스템은 논란을 더욱 키웠다. 여기에 무관중 경기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겹치며 사건이 총체적 난국으로 흘러갔다. 두산 측은 입장은 “분명 타구음을 들었다. 그래서 파울이라는 가정을 하고 파울팁 여부를 물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계방송 상으로도 최주환의 스윙 시점 때 ‘따닥’의 소리가 들렸다. 

일단 두산도 비디오판독을 신청하면서 판독 사항을 심판진에게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넘어간 부분도 있다. 바운드가 된 뒤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갔는지, 아니면 바로 포수 미트에 들어갔는지를 확인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최초 판정이 ‘스윙 삼진’이었기에 판독 센터는 스윙과 파울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 과정이 아니더라도 비디오판독센터에서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갔어야 하는 부분이다. 경기 도중 심판진은 “비디오판독센터에서 종합적인 사안들을 고려해 판단을 하는 것이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리고 판독센터에서 ‘따닥’ 소리를 체크했지만 그것이 판단의 명확한 근거가 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느린 화면 상으로도 확인하기는 모호한 부분이 있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판독 결과에 불복해 한참동안 어필을 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경기는 두산이 7-4로 승리했지만 꺼림직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심판의 최초 판정을 내리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된 오류가 결국 이후 모든 판정의 근거들을 뒤흔들어놓았고,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미 지난 이용규의 발언으로 KBO는 해당 경기의 심판진을 전원 퓨처스리그로 강등시키며 강력한 조치를 내놓았다. 더욱 신뢰를 쌓아도 모자랄 시간, 심판진은 다시 한 번 스스로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판정으로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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