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통역에서 윌리엄스 감독 통역으로, 미국서도 주목
2020.05.12 08:51:38

[OSEN=최규한 기자] KIA 윌리엄스 감독과 최희섭 코치, 통역 구기환 씨(왼쪽부터)가 대화를 나누며 미소짓고 있다. / dreamer@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오승환(삼성)의 통역으로 4년간 활동한 구기환(33) 씨는 올해 KBO리그 KIA에서 맷 윌리엄스 감독의 통역으로 일하고 있다. 오승환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빼어난 통역 실력과 친화력으로 미국 현지에서도 인기를 얻었던 구기환 씨의 근황을 미국 언론이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구기환 씨 소식을 전했다. 구씨는 “윌리엄스 감독은 내가 통역뿐만 아니라 특별 고문이라 말한다. 하지만 나의 올해 공식 직함은 통역이다. 윌리엄스 감독과 다른 사람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오승환을 위해 일했던 것과 비슷하다. 윌리엄스 감독의 귀와 입이 되어주는 것이다”고 밝혔다. 

미국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구씨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 뉴욕 대학에서 스포츠 경영학을 전공했다. 취직 전 군복무를 했고, 광고 회사에서 스포츠마케팅 업무를 했다. 

그러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6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통역으로 야구계에 발을 디뎠다. 2018~201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오승환과 함께했다. 오승환은 미국 시절 “경기장 안팎에서 의지하고 있다”고 구씨에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 세인트루이스 시절 오승환과 구기환씨 /OSEN DB

 

오승환이 지난해 7월 팔꿈치 수술을 위해 콜로라도와 방출 절차를 밟고 한국에 돌아오면서 구씨도 같이 귀국했다. 구씨는 “3년 반을 같이 생활하면서 오승환은 나의 큰 형이 됐다”며 “오승환이 아닌 다른 누구의 통역을 할 생각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과 KIA 구단의 제안으로 통역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야구를 더 배우고 싶었기 때문에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이었다. 감독의 시각에서 다르게 야구를 보는 방법도 배우고 싶었다. 빅리그에서 느끼고 배운 것을 소개하며 한국야구 문화와 시스템 발전에도 한 몫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KBO리그는 무관중으로 개막했다. 구씨는 “야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화한다. 지금 우리가 야구를 하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길거리는 매일 좋아지고 있지만 조용하다. 이 어려운 시기에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