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9.17' 두산 불펜 연쇄 붕괴... '믿을맨'이 없다
2020.05.11 09:05:49

10일 KT전에서 블론세이브를 범한 두산 마무리 이형범.

두산 베어스가 시즌 초반 불펜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10일 KT 위즈전에서도 쉽게 갈 경기가 불펜의 부진으로 미궁으로 빠지고 말았다. 문제는 이날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믿을맨'이 딱히 안 보인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KT와 경기에서 연장 11회 13-12의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5회까지 크게 앞선 후 내리 실점하면서 11-12 역전까지 허용했다. 이후 동점에 역전까지 만들면서 승리를 따냈다.

두산으로서는 쉽게 이길 수도 있었던, 혹은 쉽게 이겼어야 했던 경기다. 2회초 먼저 3점을 내줬지만, 3회말부터 5회말까지 대거 10점을 뽑아냈다. 순식간에 스코어 10-3. 6회초 다시 1점을 내줬으나, 10-4면 쉽게 갈 수 있었다.

7회부터 꼬였다. 잘 막고 있던 이용찬이 만루에 몰렸다. 박치국을 올렸으나 2실점을 기록했다. 이용찬의 실점이 최종 6점이 됐다. 계속 박치국이 흔들리자 두산은 윤명준을 다시 냈다.

하지만 윤명준도 7회를 넘긴 뒤 8회 2사 후 피안타 2개로 위기를 맞았다. 함덕주를 올렸지만, 피안타 2개로 다시 1실점. 마무리 이형범을 8회초 1사 후에 올리는 강수까지 뒀으나 이형범도 2이닝 3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9회 강백호-황재균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10회에는 루키 강현우에게 역전 적시 2루타를 맞았다.

그래도 이기기는 했다. 10회말 오재일이 동점 솔로포를 쏴 12-12 동점이 됐고, 11회말에는 상대의 연이은 실책으로 13-12 재역전승을 거뒀다. 즉, 투수들의 역할은 딱히 없었다는 뜻이다.

이날 전까지 두산 불펜진은 4경기에서 12⅔이닝을 던지며 12점을 내줬다. 평균자책점 8.53으로 리그 7위. 승계주자 실점도 9점이나 됐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4.84로 아주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불펜이 잘 막았다면 더 낮았을 수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필승조 자원인 박치국, 윤명준, 함덕주에 마무리 이형범까지 냈는데 지키지 못했다. 이현승의 1⅓이닝 무실점이 위안이었지만, 불펜 전치로 보면 5이닝 6실점이다. 승계주자 2실점도 있었다. 이래서는 경기가 쉽지 않다.

경기에서 가장 잘 던졌던 이현승은 후배들을 감쌌다. "기회가 온다면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마음뿐이었고, 경기 막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우리 투수들이 좋아질 것 같다. 다들 좋은 기량을 가진 후배들이다"라고 했다.

격려는 격려고, 현실은 현실이다. 10일 경기를 더해 올 시즌 두산 불펜은 5경기에서 17⅔이닝 18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평균자책점 9.17이다. 승계주자 실점도 11점이나 된다. 전혀 두산답지 않은 모습이다.

김태형 감독의 불펜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기대를 모았던 이동원은 2군에 내려갔고, 최원준도 부진했다. 기존 필승조도 아쉬움이 크다. 전체적으로 오롯이 믿음을 주는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두산이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숙제다.

잠실=김동영 기자 raining9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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