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투·역전 허용 뒤 강판' 한화 김범수, 더그아웃서 남몰래 울었다
2020.05.10 07:03:50
[스타뉴스 고척=이원희 기자]
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김범수. /사진=OSEN
 
얼마나 속상했으면 뜨거운 눈물을 흘렸을까.

한화 이글스의 좌완 투수 김범수(25)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불펜으로 나섰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한 타자도 잡아내지 못한 채 1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고, 결국 한화도 3-5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김범수는 팀이 3-1로 앞선 6회말 2사 1,2루서 좌완 신정락(33)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박준태(29)부터 볼넷을 허용했다. 만루 위기에서 1번 서건창(31)을 상대했지만, 김범수의 초구는 미트가 아닌 땅을 때렸다. 폭투였다. 팀 포수 최재훈(31)이 이를 막으려고 했지만 공은 옆으로 빠졌고, 그 사이 3루에 있던 모터(31)가 홈을 밟았다.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재훈이 홈을 향해 던진 공이 악송구가 됐다. 주자를 잡기 위해 급하게 공을 던진 것이 화근이었다. 이에 임병욱(25)이 득점에 성공했고, 한화는 3-3 동점을 허용했다. 김범수는 서건창에게 역전 적시타까지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아쉬운 경기력. 중계화면에 비쳐진 김범수는 더그아웃에 앉아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모자를 다시 쓰며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투수라면 누구든지 실점할 수 있는 일. 그럼에도 팀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자책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김범수(왼쪽). /사진=KBSN 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올해는 김범수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지난 해 한용덕(55) 팀 감독에게 선발을 요청했을 만큼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팀 핵심 불펜 역할을 맡게 됐다. 하지만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8일 고척 키움전에서 1이닝 1실점(1자책)으로 다소 부진했다. 2경기 연속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마음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김범수는 절대 대충하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이번 비시즌 하루 일정을 빼곡히 훈련 스케줄로 채워놓았다. 오전 10시에 집을 나와 오후 10시까지 구슬땀을 흘린 뒤 귀가했다. 몸무게도 6kg나 빠질 만큼 최선을 다했다.

덕분에 스프링캠프에서 현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팀 자체 청백전에서는 7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3.38로 활약했다. 한껏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이상하리만치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다.

김범수는 150km를 육박하는 빠른 볼을 가졌고 활용도가 높은 좌완 투수다. 무엇보다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있다. 다행히 아직 시즌 초반이다. 부진에서 벗어날 반등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자신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언젠간 활짝 웃는 날도 꼭 있을 것이다.

고척=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