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SPN 중계 의식?' 류중일-김태형이 말하는 '고급야구'
2020.05.07 08:58:56

과거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류중일 현 LG 트윈스 감독(오른쪽)과 현 '두산 왕조'를 이끌고 있는 김태형 두산 감독.'

 

왕조 창시자' 류중일(57) LG 감독과 김태형(53) 두산 감독이 '고급야구'에 대한 질문에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맞대결은 두산의 5-2 승리로 끝났다.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내 생중계됐다. 지난 5일 대구 개막전(NC-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에 생중계된 KBO 리그 경기였다.

이날 잠실에서는 홈 팀 류중일 감독이 먼저 취재진 앞에 앉았다. 류 감독은 LG 경기가 처음으로 ESPN을 통해 미국에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전 세계 팬들이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이없는 본 헤드 플레이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 흔히 말하는 고급 야구, '한국 야구가 이렇게 잘하나?' 하는 정도의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열었다.

류 감독은 '고급 야구'의 기준에 대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투수전을 좋아한다"면서 "5일 경기서는 주루 쪽에서 실수가 나왔다. 그런 부분을 줄여야 한다. 수비에서도 엉성한 플레이가 나오면 안 된다. 깔끔한 중계 플레이와 백업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그런 기본을 아주 잘 지키는 야구가 고급 야구라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류 감독이 '기본을 잘 지키는 야구'를 고급 야구라 일컬었다면,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기는 야구'를 내세웠다. 그러면서 수준은 결국 남들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고급야구 기준에 대해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면서 표정을 다잡은 뒤 "감독은 물론 팬들을 위해 야구를 하지만, 9개 구단과 싸워 이기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한 팀에 총 80여 명의 선수들이 있다. 그들의 순번을 정해놓고,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감독 역할이다. 수준은 남들이 평가하는 것이다. 감독이 고급 야구를 한다기보다는, 이기는 야구를 해야죠"라고 생각을 밝혔다.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외신 기자들. /사진=뉴시스
 

김 감독은 "주전급 혹은 스타 플레이어 선수들과 (경기력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선수들이 있다. 실책이 나오면 팬들은 실망하겠지만, 그것을 '고급이다, 아니다'를 따질 게 아니라…. 모든 팀들이 각 팀 사정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이기는 야구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ESPN 생중계 의식 여부에 대해 "외국서 중계하는 것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기고 지는 것에 더 집중하고 신경을 쓸 뿐이다. 중계한다고 해서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게 없다. 원래 하던 대로 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그럼 선수들은 미국 내 생중계를 의식하고 있을까. 선수들 역시 김 감독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미국으로 생중계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경기력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했다.

최주환은 6일 경기를 마친 뒤 자신의 모습이 미국 내 생중계가 된 것에 대해 "(미국 팬들이) 좋게 평가를 해준다면 좋지만, 냉정히 말해서 메이저리그에는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미국 팬들이 야구를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국 야구가 널리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미국 팬들이 어떻게 볼 지 저희는 모르겠다. 그 판단은 미국 팬들이 보고 하지 않을까 싶다"며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최주환이 6일 LG전 3회초 투런 홈런을 치는 순간. /사진=뉴시스
 

기사제공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