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인훔치기, 2018 우승팀 보스턴도 했다" 디 애슬레틱 폭로
2020.01.08 09:20:58

 

[OSEN=애너하임(미 캘리포니아주), 곽영래 기자] 보스턴 무키 베츠가 모어랜드의 안타로 득점을 올리고 있다. / youngrae@osen.co.kr

[OSEN=한용섭 기자] 메이저리그의 사인 훔치기 논란이 보스턴 레드삭스로 확대될 조짐이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8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은 2018시즌 비디오 리플레이 룸을 불법적으로 사용해 상대편 포수의 사인을 훔쳐 주자들에게 알려줬다"고 폭로했다. 보스턴은 2018시즌 정규시즌 최다승(108승)을 기록하고,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디 애슬레틱은 2018시즌 보스턴과 연관된 3명의 고발로 사인훔치기를 폭로했다. 익명의 고발에 따르면, 보스턴은 정규시즌 경기 도중 선수들 일부가 비디오 리플레이 룸에 들어와 상대팀이 어떤 사인을 주고받는지 알아갔다고 한다. (보스턴 홈구장)펜웨이파크의 비디오 리플레이 룸은 덕아웃에서 배팅케이지로 이어지는 문을 통과해 바로 옆에 설치돼 있었다. 

익명의 고발자는 "속임수다. 그들은 카메라의 줌을 사용해 포수의 가랑이를 확대해 지켜보면서 사인 시스템을 분석했다. 그리고 나서는 주자들에게 정보를 줬다"고 말했다. 보스턴은 주자가 1루나 2루에 있을 때 카메라 장비를 활용해 상대 포수의 사인을 분석해 주자들에게 도루 타이밍 등을 알려준 것이다.

2017년 휴스턴은 외야의 카메라를 활용해 상대팀 투수의 구종을 알아냈고, 덕아웃 옆 쓰레기통을 때려 타자에게 알려준 사실이 드러났다. 공교롭게 2017년 휴스턴의 벤치코치를 지낸 알렉스 코라는 2018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감독으로 임명됐다.  

고발자는 "보스턴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8년 포스트시즌에서는 실행하지 않거나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정규시즌에서만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사인훔치기가 성행하면서 포스트시즌에서는 뭔가 조금이라도 수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사인 체계를 수시로 바꾸기 때문이다.

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18년 포스트시즌부터 (구장의) 비디오 리플레이 룸에 직원을 배치해 모니터를 실시했다. 정규시즌에는 직원이 감시하지 않고 무방비 상태였다. LA 다저스가 2018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의 사인훔치기로 피해를 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은 2017년 9월 전자 장비로 뉴욕 양키스의 사인을 훔친 혐의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MLB 사무국은 30개 구단으로부터 전자장비 사용 또는 비디오 리플레이 룸의 부적절한 사용에 관한 룰을 위반하면 엄중한 징계를 받는다는 각서를 받았다.

당시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보스턴이 다시는 불법적인 사인훔치기를 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내부 고발로 보스턴은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고,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징계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