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에 벨린저까지, 가을만 되면 고개 숙이는 '다저스 MVP'
2019.10.06 11:49:43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 9회말 1사 다저스 벨린저가 파울타구를 날리고 있다. / soul1014@osen.co.kr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이상학 기자] “MVP! MVP!”

LA 다저스 코디 벨린저(25)는 4~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홈 관중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타석에 들어서거나 수비할 때마다 관중들은 약속한 것처럼 그를 향해 “MVP”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정작 NLDS 1~2차전에서 벨린저는 시원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워싱턴 내셔널스 마운드에 꽁꽁 묶였다. 1차전에서 2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지만, 볼넷 2개를 골라내 찬스를 연결한 벨린저는 2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2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 4삼진 부진. 

2차전 2회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벨린저는 5회에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7회에는 좌완 션 두리틀에게 9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9회 1사 2루 찬스에선 다니엘 허드슨의 초구를 건드려 3루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다저스는 2득점 빈타에 시달리며 2차전을 패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벨린저의 부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피로 누적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몸의 움직임은 좋다. 이제 2경기를 했는데 1차전은 볼넷은 2개를 얻어냈다. 오늘도 스트라스버그가 워낙 좋았다”며 “벨린저는 잘하고 있다. (2경기는) 표본이 너무 적다”고 이야기했다.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1회초 2사 1루 다저스 벨린저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고작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벨린저의 가을야구 성적을 보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벨린저는 첫 가을야구였던 2017년 포스트시즌 15경기에서 홈런 3개를 쳤지만 타율 2할1푼9리 OPS .707로 힘을 쓰지 못했다. 볼넷 3개를 얻는 동안 삼진만 27개. 지난해 포스트시즌에도 16경기에서 52타수 6안타 타율 1할1푼5리 1홈런 4타점 OPS .385로 바닥을 쳤다. 올해 2경기 포함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1할6푼4리 OPS .547로 벨린저답지 않다.

큰 경기마다 고개 숙이는 클레이튼 커쇼를 떠올리게 한다. 커쇼는 지난 2014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MVP까지 석권하며 최고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그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NLDS 1차전(6⅔이닝 8실점), 4차전(6이닝 3실점) 모두 패전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7.82로 무너졌다. 그 이후로 가을 잔혹사가 이어지며 포스트시즌 통산 9승11패 평균자책점 4.33으로 명성에 걸맞지 않다. 5일 NLDS 2차전도 6이닝 3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썼다. 

올해 벨린저는 공수주에서 최고 시즌을 보냈고, 커쇼 이후 5년 만에 다저스 소속 MVP 수상이 유력하다. 팀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야 한다. 5년 전 커쇼는 최고 시즌을 보낸 뒤 악몽 같은 가을 마무리를 했고, 이제는 큰 경기에 약한 선수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벨린저가 커쇼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3차전부터 살아나야 한다. /waw@osen.co.kr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2회초 2사 1루 워싱턴 렌던의 1타점 적시 2루타때 다저스 커쇼가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