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타자 1년씩' 이치로 제안 거부한 오타니, "이도류 포기 못해"
2019.09.26 18:28:02
[OSEN=애너하임(미국 캘리포니아),박준형 기자]5회말 에인절스 오타니가 헛스윙 후 아쉬워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OSEN=샌디에이고(미국 캘리포니아주), 이상학 기자] LA 에인절스 오나티 쇼헤이(25)가 내년 시즌 투타 겸업 ‘이도류’ 부활을 선언했다.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가 1년씩 투수, 타자에 전념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오타니의 이도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왼쪽 무릎 슬개골 수술을 받아 시즌을 마무리한 오타니는 25일 수술 후 처음으로 취재진을 만났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는 “재활은 잘되고 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문제 없다. 더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수술을 받으며 투수로 10경기 등판에 그친 오타니는 재활을 거쳐 5월부터 타자로만 올 시즌을 치렀다. 지명타자로 106경기 타율 2할8푼6리 110안타 18홈런 62타점 OPS .848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결과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고, 개인 성적도 아쉬운 해였다. 아쉬운 기분을 안고서 연습하겠다”며 “만전의 상태로 내년 스프링캠프를 단단히 준비하고 싶다”고 내년을 기약했다. 

자연스럽게 투타겸업 이도류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지난 3월 은퇴한 이치로는 “오타니는 세계 최고가 되어야 할 선수”라며 “1시즌은 투수, 그 다음 시즌은 타자로 나오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치로뿐만 아니라 상당수 일본, 미국 야구인들이 오타니의 잦은 부상을 이도류에서 찾는다. 

하지만 오타니는 단호했다. 이치로식 기용법에 대해 “가능성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도류로 한 시즌을 제대로 활약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만약 구단에서 ‘투수로 가자’고 하면 고민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에인절스 구단도 내년 시즌 오타니를 이도류로 기용할 방침이다. 팔꿈치 재활이 거의 막바지로 11월부터는 정상적인 투구가 가능하다. 수술 받은 무릎도 12월이면 회복돼 타격 연습이 가능하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에서 투타 모두 늦지 않게 맞출 수 있다. 

오타니는 “내년을 위해 빨리 수술을 했다. 그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루하루 소중히 하겠다”며 “아직 투타 위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매년 승부라고 생각한다. 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