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볼넷 경기' 류현진이 구심에 항의한 이유.txt
2019.07.20 19:25:09

 



[OSEN=로스앤젤레스(미국), 한용섭 기자] 가뜩이나 제구가 흔들리는데 구심의 스트라이크존 마저 왔다갔다 한다. 투수가 예민해지고 짜증이 날 법도 하다. 구심에 살짝 어필도 해봤다. 대부분 돌아오는 답은 뻔하다. 어필하는 투수도 잘 안다. "다음에는 반대로 투수에게 유리한 구심을 만날 때도 있지 않겠느냐"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류현진(LA 다저스)이 힘든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성적은 7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 기록으로 보면 좋은 투구 내용으로 보이지만, 숫자는 이날 류현진의 피칭을 생생하게 담아내지 못한다. 

류현진은 2회에만 볼넷 2개를 내줬고 3회까지 3볼넷을 허용했다. 4회에는 몸에 맞는 공도 나왔다. 지난해 15경기에 사구는 1개, 올해 앞서 18경기에서 사구 1개였다. 2회 2사 후 주자 3명을 내보내 만루 위기를 겪었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3회 선두타자 볼넷은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더블 아웃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 2루타를 맞아 아찔했다. 4회 사구를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에 처했지만 투수 타석과 후속 1번 타자를 범타로 잘 막아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오늘 제구가 안 돼 어려웠다. 4회까지 어려웠다. 그래도 중반부터는 조금 (제구가) 잡히면서 7회까지 끌고 갔다. 던진 내용에 비해 성적(승리)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지난 15일 보스턴전에서는 8회 4-2 리드에서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놓쳤다. 

이날은 2-1에서 8회 불펜에게 공을 넘겼는데, 류현진은 "1점 차라도 하나도 불안하지 않았다"고 동료애를 보였다.

 



그래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초반 짐 레이놀즈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은 이상했다. 상대 선발 잭 갈렌은 한가운데 직구도 볼을 선언하는 장면도 있었다. 

류현진은 2회를 마치고 구심에게 살짝 어필했다고 한다. 그는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졌냐고 물어봤는데, 빠졌다고 하더라. 내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나"고 말했다. 이후 더 제구에 신경써서 던지는 수 밖에. 

류현진은 '구심의 존에 초반 제구 난조가 영향을 받았나'라는 질문을 받자 "그러면 안 되는데 조금... 오늘 제구가 워낙 안 좋다 보니, 공 하나가 아쉬운 터라 심판에게 어필했다"며 "투수의 운이다. 넓은 존의 심판을 만나는 날도 있을 거고"라고 웃으며 훌훌 털어냈다.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11승을 달성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1.76으로 약간 낮추며 사이영상 레이스를 이어갔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