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소' 맞았던 한용덕 감독, 불펜서 두려움과 싸우는 이유
2019.02.18 20:26:42

 



[OSEN=이상학 기자] “무섭죠, 무섭지만…”

지난 3일 한화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 투수 김성훈의 불펜피칭 때 한용덕 감독이 타석에 들어서 공을 체크했다. 그 순간 김성훈의 포크볼이 손에서 빠졌고, 한 감독의 머리 쪽으로 향했다. 한 감독이 재빨리 몸을 숙이며 공을 잘 피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한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투수들의 불펜피칭 때 직접 타석에 들어섰다. 워낙 오랜 기간 타석에 섰던 한 감독이기에 불펜피칭 중 크고 작은 부상도 많았다. 

과거 한화 투수코치 시절 지금은 은퇴한 투수의 공에 급소를 맞은 적도 있다. 당시 타석이 아니라 타석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메모를 하고 있던 중 제구가 빗나간 투수의 공에 피할 틈도 없이 급소를 정통으로 맞았다. 그 자리에서 고꾸라져 쓰러진 한 감독은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두산 코치 시절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한 감독은 불펜피칭에 앞서 투수에게 “몸쪽으로 잘 던져라”고 주문했다. 이에 투수가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답했지만, 초구에 바로 몸을 맞혔다. 

한 감독이라고 투수의 공이 무섭지 않을 리 없다. 한 감독은 “무섭긴 무섭다. 위험할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며 “코치 때부터 오랫동안 이렇게 해왔다. 포수 뒤에서 보는 방법도 있지만, 타석에 서서 보는 게 투수의 공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헬멧이나 보호대를 차지 않고 타석에 들어선 한 감독의 모습에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한 감독은 “투수 공에 많이 맞은 만큼 노하우도 생겼다. 투수의 유형에 따라 타석에 붙거나 떨어진다. 충분히 대비를 하고 들어선다”며 “잘 모르는 신인이나 외국인 투수들의 경우 처음 볼 때 조금 불안하다. 그래서 더 멀리 떨어져 어떤 유형인지 체크한다”고 설명했다. 

두려움과 싸우며 투수 발굴에 온힘을 쏟고 있는 한 감독의 노력이 올 시즌 빛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