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인데 류현진 '얼굴'이 사라져?... 이게 무슨 일인가?
2021.12.03 22:23:17

토론토 블루제이스 로스터 명단. 사진이 전부 사라졌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홈페이지 캡처

 

"응? 갑자기 왜 이래?"

팬들이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보인 반응이다. 직장폐쇄에 따라 모든 업무가 '스톱'됐다. 홈페이지 또한 멈췄다. 심지어 선수들의 얼굴마저 사라졌다. 현지에서는 '쉐도우 맨(Shadow men)'이라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새로운 노사협정(CBA) 협상을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기존 협약이 2일 오후 2시(한국시간)부로 만료됐다. 새 협약이 없으니 운영 근거가 사라졌다. 이에 모든 것이 멈췄다. 직장폐쇄(락다운)다.

진행되던 모든 업무가 멈췄다. FA 협상도 없고, 팀 내 연장계약 협상 또한 당연히 없다. 다음주로 예정됐던 윈터 미팅도 없다. 구단 시설을 이용할 수 없기에 선수들도 훈련이나 연습을 외부에서 해야 한다.

또 있다. 공식 홈페이지 MLB.com 또한 '락다운 체제'에 들어갔다. 팀 및 선수와 관련된 뉴스가 모두 사라졌고, 가장 최신 소식은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협상 타결을 원한다"고 적었다.

나아가 선수들의 얼굴도 싹 사라졌다. 선수 소개 페이지에도 얼굴이 없어졌다. 류현진(34)도 마찬가지다. 야구장 라이트 사진이 덩그러니 올라와 있다. 팀 로스터 페이지에도 얼굴이 없다. 모두 실루엣 처리됐다.

이유가 있다. 선수의 얼굴 자체가 '돈'이다. 초상권 때문이다. 선수들의 초상권은 선수노조가 보유하고 있다. 즉,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함부로 쓸 수 없다. 직장폐쇄 상태에서 모든 것이 멈춘 지금은 더더욱 사용불가다. 썼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ESPN은 3일 "쉐도우 맨들이 등장했다"고 적었다. 선수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자신의 SNS 사진을 실루엣으로 바꾼 선수들이 계속 나온다. 트레버 윌리엄스(메츠)는 ESPN에 "일종의 밈이다. 무겁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같은 팀 트레버 메이 또한 "재미로 하는 것이다. 찬성한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새 협약이 최대한 빨리 타결되는 것이다. 일단 지금은 평행선이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언제 될지 모른다. 자칫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류현진 선수 페이지. 사진이 사라졌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홈페이지 캡처